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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꿀벌 활동 위한 최적 환경 조성이 최고의 사양관리” 경기 파주‘산다루꿀벌농장’

DMZ서 고정양봉…천연 숙성꿀 생산, 경쟁력 제고
양봉장 주변 꿀샘식물 조림·각종 야생화 텃밭 가꿔
친환경 약제만 사용…국내 유기양봉 1호 인증 목표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수입 벌꿀과의 차별화를 꾀하며, 특히 수입 기농 벌꿀 및 양봉산물의 관리 강화와 국내 친환경 양봉농가 육성을 위해 정부가 지난 2019년 ‘유기양봉 인증제’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애당초 취지와는 달리 국내 실상과 동떨어진 기준 탓에, 제도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여 사실상 무용지물 된 정책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유기양봉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조금은 느리지만 꾸준히 준비를 이어가는 농가도 있다. 경기도 파주시진동면 하포리서 200여 벌무리(봉군)로 고정양봉을 운영하면서 국내 최초 유기양봉 인증 목표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산다루꿀벌농장(대표 조성환)을 찾았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지닌 진동면 하포리 일대는 지뢰가 매설되어 민간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민간인출입통제선(DMZ·이하 민통선)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 비무장지대는 냉전의 상징이면서도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오염이 덜하며, 이곳에서 자란 농축산물은 이러한 자연환경 덕에 소비자로부터 더욱 귀한 대접을 받곤 한다.


국내 1호 유기양봉 인증 등록을 목표로 인생을즐기고 소박한 여유를 만끽하며 제2의 인생을 써내려가는 산다루꿀벌농장 조성환 대표는 “꿀벌은 자연생태계 유지와 보존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원임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꿀벌의 소중함을 이처럼 강조했다.


산다루꿀벌농장은 ‘100% 숙성꿀’만을 생산하는 고정양봉 농가로 주변에 나지막한 야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는 산버들과 진달래, 산벚나무, 아까시나무, 야생 밤나무, 야생화가 다양하게 존재하고, 특히 일반인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신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고있다.


정신없이 일할 때가 가장 평온하다는 조 대표는“우리 양봉장에서 생산되는 숙성꿀은 일반 농축꿀에 비해 미네랄, 아미노산, 항산화물질 등 영양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좋은 품질의 숙성 벌꿀을 얻기 위해 숙성기간도 길다 보니 반면에 생산량은 적어 높은 가격에 유통할 수밖에 없다”고 소개한 후 아까시벌꿀, 신나무벌꿀 등 한 해 평균 5드럼 정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신나무꽃은 5∼7월에 노란빛을 띤 흰색으로 피며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철원,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의 신내골에 많이 자생하는 식물로 성질은 차고 맛은 쓰며 아세탄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점막과 다친 피부를 수축시키고, 분비물을 마르게 하는 수렴제, 소염작용과 풍습을 제거함으로 사지마비의 통증, 눈병, 관절염, 허약체질, 위장병, 감기, 간질환, 설사, 신장병 등 약용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진동면 하포리 일대는 산다루꿀벌농장 이외도 좋은 벌꿀을 생산하고자 하는 양봉농가가 그동안 꾸준히 유입되어 현재는 30여 농가가 양봉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곳은 대체로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커 일반적으로 다른 지역처럼 봄 벌을 키울 조건이 안 된다. 이렇다 보니 월동을 위해서는 미리 겨울 벌을 최대한 늘려 월동에 들어가는 어려움이 있다.


조 대표는 학창 시절부터 부친께서 하시던 양봉업을 곁에서 자연스럽게 도우며 익혀왔다. 가정을 꾸린 이후는 외지에서 도예가로 활동하다 중년의 나이가 들면서 평소에 꿈꿔왔던 자연 친화적인 자신만의 놀이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하던 일을 정리하고 이곳 고향인 파주로 귀농을 택했다.


조 대표는 “평소에 부친께서 살아생전에 ‘앞마당 벌과 뒷마당 벌은 다르다’란 말씀을 종종 하셨다”며 “그때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지만, 중년의 나이가 넘어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본인이 관리하는 자기 벌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신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동안 틈틈이 부모님 일을 도우며, 자신만의 자연 친화적인 양봉장을 만들어보겠다는 소신을 갖고 귀농을 택한 조 대표는 부친이 운영하시던 양봉장 근처에 1만2천m2(약 3천500평) 규모의 터를 잡고 이곳에 양봉장을 조성하여 올해로 8년째를 맞고 있다.  양봉장 주변에 신나무를 비롯해 아까시나무도 조림하고 각종 야생화와 텃밭도 가꾸며 유기농업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어 조 대표는 “우리나라 양봉 기술은 세계 으뜸이나 사실상 필요 없는 기술까지 남용하고 있어 꿀벌이 망가지는 사례는 다반사”라며 “꿀벌 기술을 많이 안다고 해서 벌을 잘 키우는 것이 아니라, 꿀벌이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환경만 조성해주고 다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보온, 환기, 먹이 제공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그의 평소 꿀벌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산다루꿀벌농장에는 양봉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EPP, EPS(스티로폼) 벌통은 전혀 없고 유기양봉 기준에 부합한 나무 벌통만 조 대표가 손수 제작해 사용한다.  또한 양봉장 주변에 오염시설이 없을 뿐만 아니라 될 수 있으면 화학 약제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응애류를 퇴치하기 위해 자신만의 숙성 발효시킨 친환경 살충제만 사용하고 있다.


조 대표는 “양봉은 내 노력만으로는 한계점이 있는 만큼 주변 환경 또한 도와줘야 하는 직업으로 지난해 우리 양봉장도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드론공동방제로 인해 적지 않은 꿀벌 피해를 본 적이 있다”며 “이러한 사고는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일이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어 항상 긴장의 고삐를 놓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조성환 대표는“내가 직접 만든 이곳 양봉장에서 그동안 나를 믿고 ‘DMZ 꽃담꿀’ 제품을 찾아주시는 고객에게 더욱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좋은 품질의 천연벌꿀을 제공할 것을 약속드린다. 자연과 더불어 꿀벌이 자유롭게 노닐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여 '국내 1호 유기양봉 인증'을 목표로 꿀벌농장을 만들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부터 노지에서 꿀벌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시험들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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