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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3 신년특집> 인공육 대응을 위한 제언

허선진 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축산신문 기자]

천연물 함부로 모방 어려워…축산물 가치 알리기 노련한 마케팅 필요

국내시장 인공육 경쟁상대, 수입산 식육이 될 가능성 커

늘어나는 식육 수요, 국내산 공급 못 한 부분 수입육 충당

인공육 성장만큼 수입산 줄이는 것도 국내 축산물 보호책


최근 몇 년간 축산물 대체식품 즉 인조육 등이 전통 축산업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정부는 정부대로 새로운 산업군에 대한 기대와 산업체간의 갈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듯 하고, 전통 축산업계는 시장을 빼앗기는게 아닌가 우려 하는데 반해 반축산 연대는 이참에 축산업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필자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 보다는 조금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려고 노력 중인데, 가까운 미래에 기대만큼의 엄청난 폭발력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원래 핫이슈는 성큼 다가오는 반면 그에 따르는 변화는 예상보다는 천천히 따라오는 경향을 보이는데, 우리 사회나 경제가 성숙되면서 급격한 변화에 대한 조절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특히나 사람들은 새로운 음식은 쉽게 받아들이지만, 기존의 취향을 바꾸는 것에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몇 가지 선례를 보면 코라콜라와 펩시코의 100년간 콜라 전쟁에서 콜라 매출기준으로는 코카콜라가 승리한 상태로 보여지는데, 규모로는 펩시코가 훨씬 더 큰 회사다. 

실제로 콜라를 만드는 성분 10여 가지는 대부분 알려져 있지만, 발효공정 일부 등에서 펩시코가 코카콜라의 맛을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매출 74조원이 넘는 거대 기업인 펩시코가 돈과 기술력이 부족해서 코카콜라의 맛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식품의 맛을 동일하게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배양육을 비롯한 인조육의 맛과 품질이 전통식육과 100% 동일하다면 상당 부분 대체가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거의 비슷하다면 하나의 대안으로 동반 성장할 것이라 예측하는 이유다. 

또한 대체 축산물의 경쟁상대는 국내산 식육이 아니라 수입산 식육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실제로 국내산 식육의 자급률이 감소하는 이유는 증가하는 식육의 소비를 국내산이 모두 공급하지 못한 부분을 수입산이 차지했기 때문이며, 국내산 축산물의 생산량은 현재도 조금씩 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대체육의 경쟁상대는 수입육이 될 가능성이 크고, 대체 축산물이 상당 부분 성장한다고 해도 국내 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쉽지는 않지겠만 기술적으로는 일명 대체 축산물이 성장하는 만큼 수입산을 줄이는 것도 국내산 축산물을 보호하는 방법이 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 

1차적으로 일명 인조육을 전통 식육과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매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수년 내에 이를 대체한다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다. 

또 한 가지 선례는 매년 국내 축산물 생산액은 4천억원 이상씩 순성장 중인데, 수입산을 포함한 가공축산물 시장 또한 4천억 이상 성장 중이다. 

일명 인조육 시장이 성장하는 방식도 이와 같이 전통축산업과 동반성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인조육 시장이 성장한다고 국내 축산업이 위축된다면, 수입육이 늘 때 국내 축산업은 이미 위축 되었어야 하는데, 현재는 같이 동반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최소한 수년간은 축산업계가 대응을 준비할 시간이 있다고 판단되며, 축산업계가 인조육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산 식육이 일명 대체 축산물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은 맛과 품질을 높이는 것이 그 첫 번째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식당이 망하는 이유는 단 하나 맛이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손님을 한 두 번 불러올 수는 있어도 결국 단골을 만드는 것은 맛이다. 

축산업계가 대체 축산물 생산업계와 싸워서 이길 방법은 품질을 높이는 방법이 최우선의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 일명 콩고기가 갑자기 생겨난게 아니고, 이미 오래전부터 시장에 떠돌고 있었다. 다만, 최근 들어 이슈가 커진 것 뿐이다. 

식물성 소재로 동물성 맛을 내려면 분명 이것저것 첨가물을 많이 넣을 수 밖에 없다. 고기 자체는 천연물이고, 가공식품과 달리 성분표기 의무도 없다. 

시작부터 전통 축산물이 유리한 싸움이고, 천연물의 이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계속 주장하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일명 대체 축산물에 축산물의 이름을 쓰지 못하게 법률적인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축산업계는 다가오는 새해에 가장 먼저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본다. “고기”, “육” 또는 “유” 등 전통 축산물의 이름을 대체 축산물이 쓰는 것을 막는 것은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측면에서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새해 첫 번째 목표가 됨이 옳다. 

또한 대체 축산물을 마트의 축산물 코너에서 판매하는 것 또한 금지함이 옳다. 따라서 농식품부나 식약처 등 관계기관은 다가오는 새해 이 법률적인 문제부터 시급하게 해결해주길 희망한다. 

축산업계는 일명 대체육 또는 배양육 기술 등에 섣불리 싸움을 걸지 않아야 한다. 배양육이 항생제를 많이 쓰고, 식품이 아닌 소재를 쓰고, 물 사용량과 탄소배출이 많다는 부분으로 공격을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항생제를 쓰지 않고, 식품용 소재를 쓰고, 고체배지나 배지를 재활용하는 연구를 상당 부분 진행하고 있다. 신제품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대학의 연구진을 비롯한 노련한 과학자들이다. 

이에 반해 지금껏 축산업계가 내놓은 반대 논리는 어슬프기 짝이 없다. 축산업계가 싸움을 위한 무기 연구가 더 필요한 대목이다. 또한 대응방식이 너무 거칠고 감정적인 부분이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민주화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절대로 안된다는 식으로 밀어 붙여서는 국민적 지지를 얻기 힘들다. 

축산업계는 스스로를 약자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의 생각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체육이니 배양육이니 하는 이슈가 성장하게 된 배경은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한몫 한것이다. 

사실 축산업계가 억울한 누명을 쓴 부분이 많지만, 축산업계가 자초한 부분도 적지는 않다. 농장 주위 이웃과 상생할 수 있는 뼈저린 반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농장 주위에 가면 냄새가 난다. 그 냄새를 줄이기 위해 농장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 

축산업계는 그나마 돈을 벌면서 욕을 먹지만, 이웃 주민들에게는 직접적인 실익이 없다. 참아달라는 것은 20세기에나 가능했던 해결 방법이다. 농장이 싫으면 고기 먹지 말라는 축산업 종사자를 많이 만났었다. 이것은 축산업계의 크나큰 착각이다. 

우리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고, 밀가루, 옥수수, 설탕, 식용유 등등 주요 식품 소재를 수입에 의존한다. 축산물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에 우리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우리에게 고기를 팔려는 나라는 5대양 6대주에 줄을 섰다. 이보다 더 확실한 수입선 다변화 소재도 드물다. 

모두가 다 아는 6차 산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과거 일본의 돼지농장, 젖소 농장에서 육제품과 유제품을 판매하면서 휴식 공간도 제공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미 20년도 더 전의 일이다. 

방문했던 사람들은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싹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국내 축산업계도 권역별로 그런 시설을 조금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축산업계는 공장식 축산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설득시킬 노력들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보여진다. 공장식 축산이 아니라면 아닌 것을 직접 보여주면 되고, 맞다면 인정하고 개선하려 노력하면 된다.

소비자들에게 자신있게 공개할 수 있는 축산 농가가 국내에 얼마나 될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축산업계를 미워한다고 억울해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축산 단체 유튜브 채널들에 있는 수많은 동영상의 모든 조회수를 다 합쳐도 일명 먹방 유튜버의 하루치 조회수도 안된다. 올라온 내용들은 하나같이 아마추어 냄새가 풀풀난다. 

우리 축산물이 좋으니 사랑해달라는 밑도 끝도 없는 내용들이 대부분인데, 아무도 안보는 컨텐츠를 왜 만드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한돈협회 한우협회 회원 농가수만 수십만인데, 최근 유튜브 구독자는 고작 300~400명 정도니까 집 토기도 못잡고 있다는 뜻이다. 

연예인들 섭외해서 우리 고기가 좋다고 홍보하는 건 정말이지 쓸데없는 재능 낭비라고 수 차례 지적한 바 있다. 국내산 식육이 맛있고, 품질이 좋다는 것은 이미 모든 소비자들이 다 알고 있는 진실이다. 

축산업의 오해를 푸는 노련한 마케팅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그렇지만, 인조육을 먹으면 안된다는 이런 네거티브 동영상 찾아서 올리는 촌스러운 대응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축산업계 편에서 싸워주고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측의 말만 들으려 해서는 안된다. 달달한 사탕만 먹으면 언젠가 이가 썩게 마련이다. 최근 축산업계의 대응을 보면 소문만 무성한 도전자가 무서워 우왕좌왕 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싸워보기도 전에 진다는 생각을 하는 듯 보여진다. 

농업 생산액의 40% 이상이 축산물이고, 전,후방 산업을 합치면 100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을 책임지는 산업이다. 우리 국민 수 백만명의 생업을 책임지는 근간 산업으로써 먼저 위축될 이유가 없다. 때문에 세련되고 정제된 대응에 나서주길 희망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느끼는 축산업은 촌스럽고, 거칠고 투박하다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배양육을 비롯한 대체 축산물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연구비와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고, 자고 나면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상대는 병사를 모으고, 실탄을 사들이고,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데, 지금 축산업계는 입으로만 전쟁 준비를 하는 모양새다. 

축산물 자체는 천연물이기에 이를 모방한 제품의 성장을 막을 법적인 방법은 전무하다. 결국 경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축산업계가 변하는 길밖에 없음을 알아주길 희망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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