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유밀기 대비 꿀벌 개체수 증식 온힘
피해복구 어려움 커 대책 마련 시급
유례없는 꿀벌집단 폐사로 인해 국내 양봉산업이 초토화 위기에 빠져 있어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꿀벌집단 폐사 현상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자 농가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면서 휴업·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3년여간 꿀벌 폐사가 전국적으로 지속되면서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나 있는 가운데 올해는 꿀벌 개체수 부족으로 종봉 가격도 예년과 비교해 크게 오른데다 이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 전국 양봉 농가들은 본격적인 유밀기를 대비해 남아있는 꿀벌이라도 잘 관리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피해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인 상황.
피해극복이 어려운 일부 농가들은 이미 폐업을 결정하거나 올해 천연벌꿀 생산을 일찌감치 포기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지면서 근원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양봉농가들이 휴업 또는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난 수년간 지속된 경제적·심리적인 어려움에 앞날이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꿀벌집단 폐사로 종봉 분양가격도 크게 올라 농가들이 겪는 고통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도 휴·폐업의 이유로 꼽힌다. 최근 벌무리(봉군)당 분양가격은 평균 4~5매의 경우 4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5~6매의 경우 50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종봉 분양가격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복합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 양봉농가는 “높은 가격에 종봉을 구한다고 한들 올해 벌꿀 농사가 풍밀이 된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손익을 따져보아도 투자 대비 채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굳이 수익도 못 내는 상황에서 고생만 할 바에는 아예 임시 휴농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최규갑 한국양봉협회 부안지부장은 “우리 봉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가을에도 월동에 들어가기 전 300여 벌무리 가운데 200여 벌통에서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현재 봉장 2곳에 나뉘어 100여 통을 관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꿀벌 개체수도 빈약하고 산란력도 다른 해에 비해 떨어져 올해 벌꿀 농사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최 지부장은 이어 “지난 2년여간 꿀벌응애와 사투를 벌이며 피해 최소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동안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농가가 노력해서 안 되는 부분은 정부가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전북 부안군 관내에는 120여 농가 중 98여 농가가 경영체 등록을 마쳤으며, 지난 3월 10일까지 이들 농가를 중심으로 피해를 접수한 결과, 98곳 농가 1만 2천여 벌통 가운데 8천여 벌통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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