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양돈후계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보자

  • 등록 2023.05.10 10:58:57

[축산신문] 

 

김성훈 소장(한돈미래연구소)

지난 1997년 800만두에 달했던 양돈 선진국 영국의 돼지 사육두수가 2020년 400만두로 반 토막이 났다.
이러한 추세는 여전히 진행형으로 2022년에는 370만두까지 감소, 2021년 대비 9.2% 줄기도 했다. 모돈 두수도 2022년말 기준 23만7천두에 그치며 전년대비 15%가 감소했는데 초산 모돈 두수의 경우 2만9천두에 불과, 더 큰 폭(31%)의 감소세를 보이는 등 영국의 양돈산업 자체가 축소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영국의 돼지고기 자급률이 40~50%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지난해에는 덴마크 육가공회사 Danish Crown이 영국 Rochdale에 2만 파운드(약 만톤) 규모의 베이컨 생산공장을 설립, 덴마크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만 가공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의 양돈산업을 반토막으로 만든 원인은 많다.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 등으로 타격을 입은데다 강력한 동물복지 적용 및 사료가격 급등, 이에 따른 원가 상승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에 못지않은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후계자의 부재다. 
개인 농장의 후계자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영국의 양돈산업 전반에 걸쳐 이 산업을 유지하고 계승할 젊은 인력의 유입이 차단돼 있는 현실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도 적지않다.
사실 우리나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돈미래연구소에서 실시한 ‘2022년 한돈농가 경영실태 조사’ 결과 설문에 응한 한돈농가 가운데 ‘후계자가 없다’고 답한 농가들이 무려 56.6%에 달했다. 
다만 후계자가 바로 필요한 60대 이상으로 그 대상을 좁혀보면 후계자가 없다는 비율(28.2%)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나 충분하지는 않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후계자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후계자가 없는 산업은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산업이다. 
젊은 후계자가 없으면 현재 참여하고 있는 인원이 자연적이든, 인위적이든 업계를 떠나는 순간 더 이상 충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 산업이 소멸되는 과정을 밟을 수 밖에 없다.
후계자를 비롯해 한돈업계의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 가운데 하나가 인력이다. 
후계자로 대변되는 농장을 운영하는 고급인력은 물론이고 외국인을 포함한 농장의 일반 관리자 수급도 어려움의 한가지다.
이러한 난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정부에서는 미국 파이프스톤사의 운영방식을 도입하고자 지난 2010년 ‘모돈번식전문농장 지원사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본력과 기술력이 미약한 전업농 수준의 농가 지원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기존의 ‘부농’이 ‘거대 부농’이 될 수 있도록 보조금과 함께 저리자금을 융자하는 사업으로 변질됐다는 논란이 불거지는 등 시행단계에서 일부 문제가 발생, 지금은 중단된 상태다. 
파이프스톤사는 미국 네브래스카주를 중심으로 58개 양돈농장에 컨설팅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모돈 27만7천두에서 740만두의 이유자돈을 생산하는 전문경영업체로 각 농장에서 일하는 1천311명의 인력도 관리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농장에 대한 젊은 사람들의 참여와 투자를 유도하고, 경영이 어려운 농장을 함께 경영해 주는 이른바 ‘한국형 투자와 경영의 분리모델’을 접목한 경영주체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의도했던, 그렇지 않든간에 환경, 인력 등의 문제로 농장 운영이 어려운 한계 농장의 지분을 인수,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자에게 농장을 맡기고 지분 소유자들은  수익 분배해 갖는 개념이 그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경영체에 농장의 지분 일부를 인계하고 흔쾌히 농장 경영을 맡기는 것이 아직까지는 생소하다 보니 주변 사람 몇몇과 공동출자를 통해 직접 농장을 설립하는 수순을 거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처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농장 운영형태가 빠른 속도로 정착이 돼야 한돈산업에 새로운 인력이 투입되고, 앞으로 산업을 책임질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장의 후계자는 산업의 후계자와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속발전 가능한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이 산업에 진입하는데 필요한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도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정부의 지원도 받아야 할 것이고, 업계에서도 전향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흐름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