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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축산물, 인조축산물이 대체할 수 없는 ‘천연영양소’

천연축산물과 영양학적 비교 어불성설

  • 등록 2023.05.17 10:55:47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  
(서울대학교․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주요 논의에서 배제된 ‘영양’ 문제
배양육을 필두로 시작된 ‘세포배양 인조축산물(이하 인조축산물)’은 이제 막 시장에 등장한 신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세포 배양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육류, 우유, 치즈, 계란 등 다양한 유육난제품들이 상용화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생선, 새우와 같은 해산물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니 만큼 최근 인조축산물을 둘러싼 논쟁 역시 치열하다. 안전성, 동물복지, 환경오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인조축산물의 가치가 검증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많은 논쟁의 초점은 안전성 문제에 한정돼 있다. 인조축산물은 아무래도 실험실에서 세포배양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들이다 보니 과연 이것들을 섭취했을 때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또한 이 제품들을 어떤 방식으로 명명 또는 표기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그에 반면 ‘영양학’적 관점에서 인조축산물이 기존의 천연축산물과 어떻게 다른지, 이런 차이점들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들여다 본 논의는 드물다. 마치 안전성 문제만 해결된다면 인조축산물이 천연축산물의 영양소를 대체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 수밖에 없다. 

 

‘인조’가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천연’의 영양소
인조축산물 기업들은 인조축산물이 천연축산물과 비교해서 영양소 측면에서 결코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배양육의 경우 고기의 주요 영양소인 근육과 지방을 배양할 수 있고, 그 외에 균형 있는 영양을 위해 비타민, 무기질 일부 영양 성분을 추가하면 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러한 영양소 구성은 천연축산물과 비교하면 아주 초라하다. 
천연축산물은 단백질과 지방뿐만 아니라 각종 비타민, 미네랄을 비롯해서 다양한 생리활성물질과 대사산물 등을 포함해 수 천 년 동안 우리 인류의 건강을 책임져 온 종합식품이다. 이렇게 여러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모인 좋은 식품을 몇 가지의 단백질, 지방을 조합하여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발상은 너무 안일하다. 
대표적으로 동물들은 여러 장기에서 다양한 중요한 성분들을 합성해내는데 이런 물질들은 살아있는 생명체만이 생성해낼 수 있는 귀한 산물들이다. 가령 육류에 포함된 각종 생리활성물질이나 대사산물은 항산화, 항염증, 항암물질들로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신체 노화를 방지하고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능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몇 가지 주요 성분을 예로 들어보자. 카르니틴이라는 성분은 간이나 신장 또는 뇌에서 합성되어 혈액으로 분비돼 근육에 저장되는 아미노산 유도체로 뼈와 근육을 강하게 하고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으며, 또한 지방산을 산화시키기 위하여 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로 옮기는 지방산 운반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성분이 부족할 경우 체내 지방산 분해에 문제가 생겨 비만이 쉽게 유발될 수 있다.  
또한 혈압조절에 효과가 뛰어난 펩타이드의 일종인 CEI도 중요한 물질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고기나 우유를 먹으면 혈압이 낮아지는데 이런 효과는 CEI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리는 안지오텐시노겐을 안지오텐신으로의 변환을 억제해주기 때문이다. CEI는 육류 뿐 아니라 우유·유제품에도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에 우유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혈압을 조절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세포 재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노화방지에 효과적인 다양한 물질도 빼놓을 수 없다. 스페르미딘, 안세린과 같은 폴리아민 계통 물질은 세포증식과 재생효과, 스쿠알렌이나 EPA, DHA와 같은 지방산 계열 등은 항산화 기능과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 최근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글루타치온의 경우 세포 노화를 촉진하는 자유활성기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과로 유명해졌다. 
이처럼 천연축산물의 진가는 단백질, 지방과 더불어 존재하는 다양한 미세 영양소들에 있다. 인체에 유익한 이런 성분들은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 포유동물의 간을 비롯한 여러 장기에서 생성되는 만큼 근육, 지방세포만을 이용한 세포배양으로 이들 물질의 합성이 거의 불가능하다. 

 

동등할 수 없는 ‘동등성’
우리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여도 닭 없는 닭고기를 만들 수 있다고 단언하거나 천연 달걀과 완전하게 ‘동등한’ 영양소 함량을 함유하고 있는 인공 달걀을 만들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명공학 기술을 맹신하는 이들은 기술이 발전하면 자연 식품의 영양소를 인공 식품에서 영양학적으로 ‘동등’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환원주의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동등성’ 문제가 오래된 의약계에서조차 이러한 환원주의적 시각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이미 많은 연구들이 천연 축산물에 포함된 성분이 수십에서 수백에 이르고 이러한 물질들은 서로 상호작용함으로써 각 성분들의 흡수율을 높이기도 하고, 인체 내 물질들과 반응하여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고 밝혀내기도 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설령 주요 성분들의 성분량을 비슷하게 맞출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인조축산물과 천연축산물은 섭취 후 소화율과 흡수율 등 영양소 이용률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게 생길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인조축산물에는 자연축산물에는 없는 다양한 첨가제가 추가되는 점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인조축산물은 최악의 미래 상황을 대비하여 마련하는 준비물일 뿐이지, 인류의 건강을 책임져온 천연축산물의 영양학적 가치를 동등하게 구현하여 대체할 수는 없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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