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경영난 심화·우유생산비 폭등에 셈법 복잡
원유기본가격 협상을 앞두고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원유기본가격은 낙농진흥회의 ‘원유의 생산 및 공급 규정’에 의거해 매년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전년도 우유 생산비를 바탕으로 협상을 통해 조정된다.
다만, 올해는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에 따라 원유기본가격 결정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협상발동 기준은 이전과 같이 누적 생산비 변동폭이 ±4% 이상일 때이지만, 음용유용과 가공유용으로 나눠 각각의 기준에 따라 원유기본가격 협상이 진행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사료가격 뿐만 아니라 면세유, 각종 기자재, 장비 비용 상승으로 생산비 증가폭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고되면서 생산자와 유업체간 이해관계를 풀어나가는데 적잖은 난항이 따를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측 모두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는 상황 속에서 변경된 원유기본가격 결정방식으로 셈법이 엇갈릴 수 밖에 없다는 것.
생산자들은 생산비가 폭등한 가운데, 용도별차등가격제 정산방식 변경에 따라 음용유용 원유에만 정상가격을 적용받게 되면서 “젖을 짜면 짤수록 적자”라고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협상범위 마저 축소되면서 생산비 증가폭을 온전히 보장받을 수 없다.
음용유용(현재 996원/L, 195만톤) 원유가격은 생산비 변동폭의 90~110% 범위 내에서 협의해왔던 방식에서 전년도 음용유용 사용량 변동폭(1.7%)을 기준으로 협상범위가 조정된다. 이 때문에 올해는 변동폭이 ±1.7% 이내에 들어옴에 따라 생산비 증가액의 60~90% 내에서 협상이 이뤄진다.
가공유용(현재 800원/L, 10만톤)의 경우엔 유업체가 적용받는 가공유용 원유가격과 국제경쟁가격의 차액 변동폭이 150원/L 이내로 경영비 증가액의 80~120% 내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반면, 소비경제 악화로 용도별차등가격제의 효과가 미미한 가운데, 백색시유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유업체로서는 구매물량이 내년까지 고정되어 있어, 여전히 필요량에 비해 많은 음용유용 원유를 구매해야 하는 구조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일각에선 이번 원유기본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유업체들도 제품가격을 인상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가격을 넘어서면서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기본가격협상은 매번 이해당사자간 의견차를 좁히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올해는 협상금액의 크기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합의점에 도달하는 여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또 이번엔 음용유용과 가공유용 원유가격 협상이 각각 진행됨에 따라 경우의 수가 더 많아진데다, 내년에 이뤄질 물량조정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해서 득실 계산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