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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도(臥牛島)

  • 등록 2023.12.13 10:33:44

[축산신문]

 

이경우 교수(건국대학교)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둘레만 1㎞를 훌쩍 넘는 제법 큰 인공호수가 있다. 인공호수의 중앙에는 또한 와우도(臥牛島)라고 불리는 조그만 인공섬이 존재하는데, 한자에서 알 수 있듯 소가 누워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인공섬이라서 목적을 가지고 그런 모습을 가지도록 설계한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소가 누워있다는 것은 소가 풀 사료를 먹고 편안한 자세로 반추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인데 이러한 건강한 모습이 우리 축산의 현재와 미래를 표현하고 있다고 본다. 
종종 상허생명과학대학의 이름에 관해 많은 질문을 듣곤 한다.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상허’라는 명칭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상허는 대학의 설립자인 유석창 박사의 호에서 가져왔는데, ‘항상 조국의 건국을 생각하고 민족의 번영을 위해 마음을 비운다’라는 정신을 담아 상허(常虛)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상허 유석창 박사는 축산대학을 육성해 축산분야 인재양성과 축산 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에 농림축산식품부가 기획한‘한국 농업의 별’로 선정되기도 했다. 와우도의 이름 작명에서 알 수 있듯이 설립자는 축산업의 건강한 발전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기에 인재육성에 큰 가치를 부여하였다고 할 수 있다.
모두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크게 성장했고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1970년대 1인당 연간 계란 4kg 수준(약 70개 내외) 소비량에서 지금은 3배 이상 증가하였다는 통계는 축산업이 국민의 건강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국가 성장 동력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에는 또한 축산업의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매 세대에 있었던 변화의 흐름을 읽어 대응하고 대처하면서 가능했다.
매 세대에는 축산업의 발달에 영향을 주는 도전과제들이 있었다. 여기에는 항생제 내성균, 축산물 안전성, 기후변화, 악취, 동물복지, 코로나바이러스 등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도전과제들도 있겠다. 우리는 도전과제를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교육과 연구를 통해서 해결하고 해답을 찾는 노력을 통해 결과적으로 축산업은 진화할 수 있었다. 이러한 순기능은 대학과 연구소와 산업의 공동의 관심사로 함께 연구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가능하였다. 
그러나 올해는 어떠한가? 국가연구비 삭감이라는 주제가 올 한해를 계속해서 흔들고 있다. 비록 아직 연구예산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연구비 삭감의 불안감은 아직 존재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국가연구소에서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하던 박사 제자가 내년에 연구비 삭감으로 신규과제가 없어 계약이 올해로 종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상당히 드문 일이다. 지금 우리의 경제가 아주 위험한 상황인가? 이제 연구를 시작하는 젊은 박사들이 고통을 받는 것이 맞는가? 우리의 축산 기술은 상당한 선진국 대열에 올라와 있다. 그렇기에 아프리카, 동남아 등 국가에 필요한 축산 기술과 축산 전문인력양성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의 축산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축산분야의 교육과 연구 순기능이 온전하게 돌아가야 한다. 연구비 삭감이 정말로 결정된다면 축산업과 축산 인재 모두에게 큰 타격을 주는 것은 자명하다. 다시 한번, 우리 축산이 화창한 오후에 편안하고 건강하게 반추를 하는 소를 생각하며, 우리가 축산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갈 수 있도록, 그리고 모두에게 행복한 한 해로 마무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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