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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보다 격려를

  • 등록 2024.01.10 12:48:16

[축산신문] 

 

곽춘욱 고문(건지·벤코코리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며 우리 축산업계는 유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겨울나기가 버거운 현실에서 설상가상 무관세 수입축산물과 경쟁을 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탄소저감, 악취제거 등 시대적인 상황에 따른 환경분야의 요구사항까지 맞춰내야 하는지라 도대체 돌아설 공간이 없다. 
특히 2025년부터는 닭의 생활면적을 산란계 수당 0.05㎡에서 1.5배가 넓은 0.075㎡로 넓혀주어야 한다. 그로 인하여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산란계 사육규모는 현재보다 30~40%가 감소하게 될 것이고, 이것은 곧 계란생산량의 감소로 이어져 사육농가는 소득감소의 압박을,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계란 값이 오르는 현상이 유발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시장물가가 높아 고통스러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란 값까지 인상된다면 앞으로 전개될 일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결국 다음 수순은 물가를 잡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할당관세의 특혜까지 주어가면서 계란을 추가로 수입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육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겪게 될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반복해야만 할까? 
또한 이제까지 단층(單層)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다단식 케이지(최대 12단)로 사육하고 있는 산란계 농장이 노후된 케이지를 교체 또는 철거해야 할 경우 개정된 내용에 따라 최대의 높이가 12단이 아닌 9단 이하를 적용해야 하고, 산란계 수당 사육면적도 늘려야 하기에 두 가지의 변수만을 적용한다 해도 현재와 동일한 규모로 사육하려면 사육면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인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일부의 농가에서는 다락방식 복층으로 그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즉, 기존의 축사건축물에 주택의 다락방처럼 중간에 바닥을 만들어 복층(複層)에서 가축의 생활공간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축에게 나름 적정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면서 건축면적을 늘리지 않고도 사육면적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 때 시멘트콘크리트로 바닥공사를 하면 건축법에 저촉을 받기에 합판이나 플라스틱 슬랫(Slat) 등으로 바닥을 깔고, 축분은 축분벨트로 배출시키거나 종이를 깔아 축분이 종이 위에 잔류하도록 하기도 한다. 그 결과 많은 비용을 추가하지 않으면서 동일한 바닥면적당 상당한 사육규모를 늘릴 수 있고, 대신 상대적으로 건축비, 난방비 등의 관리비 절약효과까지 가져온다. 우리의 주택문화처럼 과거 단독주택에서 고층의 아파트문화로 전환되고 있음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현장에서는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하여 고육지책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 일부지역에서는 행정규제와 싸우느라 불필요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하여 농가들은 “우리나라의 행정은 안 되는 것도 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판에, 될 것도 안 되게 하는 방안이 없을까 연구하는 것 같다”고 투정을 늘어 놓는다. 국토면적이 여유롭지 않은 우리 환경에서 토지와 건축물의 효율적인 이용은 오히려 적극 추천해야 할 텐데 아파트가 쭉쭉 올라가는 세상에 왜 가축을 사육하는 농장은 규제 일변도로 행정이 움직이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까운 중국은 20층이 넘는 아파트형 양돈장이 계속 들어서고 있는데. 
우리도 이젠 열린 자세로 매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보다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축산업이 진행될 수 있다면 정부가 나서서 방향을 제시하고 격려해주어야 함은 마땅한 일이다. 없던 길도 만들어 나아가야 할 판에 정상적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마저 꺾으려 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세상은 절대 어제와 똑 같은 방식에 머물러서는 아니 된다. 창조와 혁신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비록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새롭게 도전하고 또한 만들어 내는 것에서 출발한다. 마찬가지로 동물복지도 한 순간에 말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우리 모두의 의식전환과 적지 않은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고, 또한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의 농장들이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춰 산적한 문제들을 풀어가려면 행정적인 지원과 격려가 절실히 중요하다. 따라서 농장주들이 용기를 갖고 친환경적으로 동물복지를 실행할 수 있도록 행정이 적극 지원해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농촌인구가 줄면서 농가주택이나 농촌학교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무리하게 농축산업을 축소하려고 재촉할 필요는 없다. 농업이나 농촌이 취약해지면 그만큼 먹거리의 국제경쟁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결국 농축산분야에 종사하는 공무원이나 종사자 숫자도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바로 코 앞에 닥치기 때문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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