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ND, 최근 15년간 국내 미발생…의무백신 효과 톡톡
재발 가능성 여전히 상존…백신청정화 해낼 수 있어
IB, 최대 골칫거리 질병…만성화에 생산성저하 속출
신장형 크게 유행…농장 타입 맞는 백신 선택사용해야
닭 질병 피해는 크다. 특히 뉴캣슬병(ND)과 닭전염성기관지염(IB)은 수십년 전부터 닭 농가 생산성을 갉아먹어왔다. 이제 그 골칫거리 질병 굴레를 떨쳐낼 때가 됐다.
닭 질병 전문가 최강석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로부터 ND, IB 최근 발생 추이와 특성, 효율적 대응방안 등을 들어봤다.
-뉴캣슬병(ND)은 여전히 위협적인가요.
ND는 정부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관리할 만큼, 전염성기 강하고 큰 피해를 주는 닭 질병입니다. 호흡기, 소화기, 신경증상 등 전신 감염을 일으키는 데, 특히 백신 미접종일 경우 치사율이 100%에 달할 수 있습니다.
-최근 ND 발생 소식은 잠잠한데.
15년 가까이 우리나라에는 ND가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5월에 마지막 발생이 보고되었습니다. 2001년 이후 시행되고 있는 농장 의무백신 접종 정책이 ND 방역에 큰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됩니다. 2003년 이후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농장 차단방역이 강화된 것도 ND 근절에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의무백신 효과라면.
자율백신 접종과 의무백신 접종은 확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자율접종하고 있는 동남아 등 많은 나라에서는 백신접종이 소홀해지기 때문에 여전히 ND 발생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의무백신 전에는 3~5년 주기로 ND가 크게 유행했습니다.
질병은 조그만 빈틈을 파고 들어옵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모든 닭에 백신을 접종해 그 빈틈을 막아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력한 방역정책이 효과를 본 좋은 예입니다.
요새 나오지 않고 있는 Y439 저병원성 AI에서도 백신접종 역할이 컸습니다.
-백신이 ND 방패막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ND도 주변국 발생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최근 중국, 동남아 등에서 ND가 크게 유행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 ND 유입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ND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결코 아닙니다.
미국이 한 예입니다. 미국에서는 2003년 이후 ND 발생보고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15년 만인 2018년 5월에 ND가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급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당시 멕시코로부터 ND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ND 위협 요인은 널려있습니다. 백신접종을 끊으면 ND 발생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ND 청정화 목소리가 계속 나옵니다.
물론, ND를 청정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청정화할 수 있습니다.
우선 백신청정화를 제안합니다. 구제역의 경우, 백신접종을 유지하면서도 청정화를 추진했잖아요. 같은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에 더 이상 ND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면 됩니다.
당장 ND 백신 미접종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게다가 국내 출시돼 있는 ND 백신은 AI 등 다른 백신과 합제형태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굳이 ND백신을 뺄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나라에는 새로운 질병이 들어오기만 했지, 닭 질병 중 여지껏 근절한 질병은 없습니다.
ND가 첫번째 청정화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축산인들에 자긍심을 심어줄 만합니다.
-닭전염성기관지염(IB) 발생은 여전히 많다던데.
현재 골칫거리 닭 질병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IB입니다.
만연해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합니다. 한두번씩은 IB를 농장마다 다들 겪어봤을 것입니다.
IB 피해는 큽니다. 산란계에서는 난질저하, 산란율 하락 등을, 육계에서는 설사, 침울 등을 일으키며 생산성을 뚝 떨어뜨립니다.
특히 호흡기 후유증으로 2차 감염을 유발, 대장균증 등으로 폐사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IB는 전파 속도도 빠릅니다.
여름에도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호흡기 질병 특성상 낮과 밤 기온차가 큰 환절기에 다발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IB 종류는.
IB 바이러스는 호흡기형과 신장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호흡기 질병을 주로 일으키는가, 호흡기 질병에 신장 질환까지 피해를 주느냐에 따라 그렇게 분류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에는 호흡기형이 주를 이뤘습니다. 90년대 이후에는 신장형이 대다수입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신장형 IB 중 하나인 QX형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호흡기형보다는 신장형 피해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발생빈도도 훨씬 많습니다.
신장형의 경우, 신장(콩팥)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이에 따른 폐사율이 30~40%에 이르기도 합니다.
-어떻게 IB 피해를 막을 수 있나요.
백신이 핵심무기입니다.
농장에서는 바이러스 타입을 정확히 파악해 이에 맞는 백신을 선택해 접종해야 합니다.
IB 바이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입니다. 변이도 잘 일어나고,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새로운 변종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백신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든가 새로운 유형의 IB가 발생하면 새로운 IB 백신이 개발돼야 합니다.
-신장형 QX형 백신을 써야겠네요.
현재 QX형이 많이 유행하고 피해가 큰 만큼, QX형 백신이 많이 팔리고, 쓰입니다. 시중에는 QX형 생독·사독백신이 출시돼 있습니다.
호흡기형 백신으로 신장형을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QX형 내부에서 변이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QX형 사이에서는 백신 교차방어능이 있습니다.
IB 백신은 양돈으로 치면 PED 백신과 다소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생독 백신을 통해 기초면역을 확보하고, 이후 사독 백신을 접종해 보강면역을 가져야 예방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나고, 그 면역력을 지속 유지시키게 됩니다.
-IB백신 정부 지원사업이 있잖아요.
엄밀히 따지면 ND 백신 지원사업의 일환입니다. 하지만 이 사업에서는 부화장의 경우 ND 단일 또는 ND·IB 복합제제 중 하나를 선택·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201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부화장 입장에서는 IB백신 구입부담을 덜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일찍 IB 생독 백신을 접종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부화장이 그렇지 않았다면, 농가에서는 바로 IB 생독 백신을 백신프로그램에 맞추어 적기에 접종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백신 외 다른 방역이 있다면.
IB 역시 백신접종만으로는 100% 예방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닭은 밀폐된 공간에서 키웁니다. 늘 호흡기 질병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백신접종과 더불어 환기개선, 차단방역, 올인올아웃, 소독 등 여러 방역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닭 농장들이 질병을 극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국민 식단과 건강을 더욱 풍성하고, 튼튼하게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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