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계절 중 여름은 기온이 높고 습한 특징을 가진다. 여름철 폭염이 지속될 때는 35℃를 넘나들며 장마철에는 상대습도가 80%를 웃돌아 불쾌감이 든다. 이 시기 가축은 고온스트레스로 생산성이 줄고 심하면 폐사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닭은 땀샘이 없어 고온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여름철 닭의 건강과 생산성 유지를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더위라 느끼는 감각은 온도와 상대습도를 포함하며 가축에 있어서는 '더위지수' 혹은 '공기열량지수'라는 표현을 쓴다. 다소 생소한 표현이지만 그 의미를 잘 이해하면 가축의 고온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포유류는 대부분 땀이나 호흡으로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체온을 낮추거나, 피부표면에 혈관을 확장시켜 체열을 외부로 발산하는 특성이 있다. 만약 주위에 습도가 높다면 수분 증발 효과도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체온을 쉽게 조절할 수 없게 된다. 땀샘이 발달하지 않은 닭은 호흡(Panting)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사열이 과다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고온다습한 환경에 매우 취약하다. 실제로 폭염이 극심했던 2018년에 가축 908만 마리가 폐사했으며 그중 닭이 90%가 넘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여름철 고온스트레스로 인한 닭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은 여름철 육계 농가 피해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닭은 폐사보다 닭고기(계육) 품질 저하나 출하일령 지연(1~2일)으로 인한 피해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닭고기 품질이 불량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로 계사 내부 높은 습도를 꼽는다. 과습한 환경에서 닭은 복부에 피부병변(배꼽닭)이 나타나거나, 발바닥에 피부염이 발생한다. 이러한 품질 저하 문제는 다음과 같은 계사 온습도 조절로 일부 개선이 가능하다.
우선 계사 내 상대습도가 70% 이상일 때는 쿨링패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계사 내 환경온도가 높을 경우 안개분무기는 낮 시간에만 간헐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장마철과 같이 계사 내·외부 온도와 상대습도가 높은 시기에 쿨링패드를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환기량 조절을 통한 고온스트레스 저감 방법으로는 터널식 환기를 이용해 계사내 풍속을 증가시켜 닭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를 낮춰주는 방법이 있으며, 이때 마리당 환기량은 5~6 CFM(분당 입방 피트) 정도로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닭 사육에 알맞은 상대습도는 50∼70%이지만 30℃ 이상 고온에서는 상대습도를 더 낮게 유지해야 고온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에 생산성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온도와 상대습도를 일정 값으로 곱해 가축이 체감하는 스트레스를 수치화한 더위지수(THI) 값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축사로(chuksaro.nias.go.kr)의‘가축사육기상정보시스템’을 통해 기상청 동네예보를 연계한 농가 지역별 실시간 가축더위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여름철 위험단계가 예상되는 날에는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오전에 경보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또한, 한국형 더위지수 차트를 개발하여 고온다습한 국내 기후 실정에 맞게 닭의 피해량을 평가하고 이를 예측하는 모델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해마다 폭염일수가 증가하는 요즘, 고온스트레스를 줄이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제시돼 우리 양계 농가의 근심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길 희망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