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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지속가능한 축산을 원한다면

창간 39주년에 부쳐

  • 등록 2024.09.25 10:48:15

[축산신문]

 

윤봉중 본지 회장

 

언제부터인가 한국 축산업의 현안이나 미래를 논할 때 마다 마치 숙어처럼 따라 다니는 단어가 있다. ‘지속 발전 가능’이란 단어가 그것이다. 
축산을 곁에 두기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어느새 성장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그 배경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연간 60kg을 상회하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만으로도 쌀 소비량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기에 식량산업으로서 축산의 가치를 입증하는 더 없이 확실한 지표로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축산이 양적 성장의 여지가 많지 않음을 뒷받침 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외면할 수 없다. 더구나 전 세계 꼴찌라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인구절벽’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급격한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축종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나 한국 축산업의 절대적인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최근 다각적인 측면에서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시장 확대 방안이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히 논의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 축산의 또 다른 위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축산농가 감소 추세에 대해서는 정부나 축산업계 모두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느낌이다. 
본지가 창간된 1985년만 해도 170만호에 육박했던 전국의 축산농가(가구)는 2024년 10만호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까지 감소했다. 약 3만호에 달하는 양봉농가를 포함한다고 해도 39년전의 1/10이 채 되지 않는다.
올해 10만개소를 돌파했다는 전국의 커피전문점과 우리 국민의 식단을 책임지는 축산농가 숫자를 비교하는 모습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물론 일부의 기대대로 끊임없는 규모화를 통해 지금 수준의 공급기반을 유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축산농가의 감소가 필연적으로 불러올 후폭풍을 생각해 본다면 마치 손을 놓고 있는 듯한 정부와 축산업계의 대응은 어떤 이유로도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축산현장의 생산 주체는 커피전문점 숫자보다 적어질 게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생산 현장의 경영체, 그것도 보호 대상 농가수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입법과 행정 차원의 관심을 붙잡아둘 수 있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 영향은 비단 축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건 명약관화하다. 소수의 규모화 된 축산농가들로 한국 축산업의 구조 조정이 이뤄진 상태에서는 몇 몇의 이탈만으로도 식량 기반에 큰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획일적인 규모화는 그 어느 나라 보다 다양성을 보여 온 우리 국민들의 소비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규모가 작더라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강소농’ 육성을 통해 축산농가 숫자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와 범 축산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방목이나 새로운 품종 도입 등을 통해 기존 축산물과 차별화되면서도, 부가가치를 높일 ‘특화 시장’을 향한 도전은 한국 축산의 구조적 문제점에 접근할 수 있는 또 다른 해법이 될 수 있는 만큼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축산의 규모화 과정에서 번식과 비육을 분리, 중소 규모 농장이 한 부분을 전담함으로써 생산성 향상과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 또한 같은 맥락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전제가 있다. 어떤 방법이든 규모에 따라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분담하고 ‘고유 영역’으로서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창간 39주년을 맞이한 본지도 한국 축산업의 새로운 비상을 적극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전문 언론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짐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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