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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제이(以夷制夷)

한미 FTA 타결로 이제 한국 쇠고기 시장은 한국과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서로 시장 세어를 많이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이 우리 안방에서 벌어지는 전쟁에서 우리 한우가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 어떤 계책을 써야 할까.
언뜻 ‘이이제이(以夷制夷)’란 말이 생각난다. 적을 이용하여 적을 치는 전략으로 삼국지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계책이다. 이왕 삼국지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 실제 이야기 한 토막을 보자. 왕윤이 힘으로는 도저히 당할 수 없는 동탁을 치는 계략이다. 왕윤은 초선이라는 미인을 불러 놓고 이렇게 말한다.
“동탁과 여포, 이 두 놈은 천하의 호색한들이니 맞불을 놓아 산불을 끄듯이 해야 한다. 우선 내 너를 여포에게 시집을 보냈다가 후에 다시 동탁에게 바칠 터이니, 너는 이 두 부자(父子) 놈을 이간하여 여포의 손으로 동탁을 죽이게 만들면 천하의 큰 악을 뿌리 뽑을 수 있다. 기울어진 사직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천하를 바로세울 수 있는 길은 오직 너의 손에 달려있다.”
적인 동탁을 왕윤이 직접 쳐서 죽이는 것이 아니라 역시 적인 여포로 하여금 죽이게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이이제이’는 미국 축산물과의 전쟁에서도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지금 국내 축산물 시장은 쇠고기의 경우 60% 이상을 수입 쇠고기가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쇠고기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더라도 한우 시장을 그대로 지키면서 국내 쇠고기 시장을 노리는 또 다른 적 호주, 뉴질랜드 등이 서로 싸우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이이제이 전략이 효력을 발휘하기 위한 전략의 포인트는 수입육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차별화다. 다행이 한우는 차별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유전자에서 구분된다. 그러나 차별화가 이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품질 차별화가 더욱 진전돼야 한다. 그동안 품질 차별화의 관건인 거세 비육은 소 값 등락에 따라 거세 비육 비율이 오르고 내리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처럼 눈앞의 이익에 집착한 나머지 고급육 비율이 오르락내리락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강조되는 것은 위생과 안전의 차별화다. 무엇보다 브루셀라 청정화를 이뤄내야 한다. 적어도 미국 쇠고기가 완전 개방되는 10년이내에 이뤄내야 한다.
또한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긴요하다. 현재 한우협회에서 제기하고 있는 전두수 등록과 이력추적시스템이 지금 당장이라도 추진돼야 한다. 우리 쇠고기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미국이나 호주는 소 사육두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전두수 이력추적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다. 이 전 두수 이력추적시스템은 안전관리 뿐만 아니라 유통투명성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인 시스템이다.
여기다 한우가 열세인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이 가미되면 금상첨화다. 조사료 생산기반을 확충해서 송아지 생산비를 낮추고, 사양관리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면 한우 산업은 한미 FTA라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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