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지난해에 이어 새해 들어서도 산업 현장에서는 ‘힘들다’ ‘어렵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축산 현장이라고 다를 바 없다. 올들어 사료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축산경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는 축산인은 많은 것 같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만나는 사람마다 어두운 이야기, 걱정스런 대화로 가득하다. 그러나 우리 축산 현장을 둘러보면 모두가 어둡고 절망적인 현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대표 서동필)의 예는 캄캄한 어둠의 한 줄기 빛처럼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은 조합원 100명으로 구성된 법인으로, 티엠알사료 생산 공급을 그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영농조합법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조합원의 낙농 경쟁력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조합원 평균 젖소두당산유량은 31.2kg으로 일반 젖소농가의 산유량보다 15% 정도 높은, 종축개량협회 젖소 검정농가 수준에 근접한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사료비다.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에서 공급하는 사료값은 kg 당 315원으로 타 조합에서 공급하는 티엠알사료보다 15~20%싸다. 그러니까 이천낙농영농조합법인은 대충 비용은 15% 줄이고 생산은 15% 늘림으로써 30%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아직도 생산성은 높이고, 생산비는 줄일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이천낙농영농조합이 앞으로 3년 후에 달성키로하고 있는 목표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젖소 두당산유량 하루 평균 35kg, 사료비 절감 10% 추진 등이 그것이다. 지난해 말 일반 사료값이 여전히 고가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이천낙농영농조합은 사료공급가격을 kg당 25원이나 내린 점에 비추어 이 조합의 목표가 실현 가능성이 있는 목표임을 미루어 짐작케 한다. 서동필 대표는 “낙농이야말로 희망이 있는 산업이다. 이스라엘은 우리 보다 더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두당 40kg라는 놀라운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 조합도 장기적으로 이스라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축산 현장의 부정적인 시각을 일축하고 있다. 서 대표는 이에 덧붙여 현재 낙농가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을 2~3시간 더 늘리면 생산성 향상은 더욱 눈에 띄게 늘어날 수 있다며, 낙농 산업은 매우 희망적인 산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흔히 우리 축산을 두고 한계에 왔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각보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특히 우리 축산물이 외국 축산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비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이천낙농영농조합의 예는 현재의 낮은 생산성이 비관적인 요인이 아니라 더 발전 가능성이 있는 희망적인 요인임을 말해주고 있다. 사료값이 경영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낙농가들의 노력여하에 따라 그 부담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음도 보여줬다. 이천낙농영농조합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 축산인들도 좀더 긍정적인 사고와 마인드로 어려운 현실을 극복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