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경기도 포천의 젖소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새해 새출발의 꿈에 부푼 축산인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지난 2000년에 이은 2002년 구제역 재발이후 방역당국과 현장 축산인들의 철저하고도 일사불란한 방역노력으로 조기에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우리는 한동안 구제역 발생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더욱이 요즘처럼 추운 한겨울에 구제역이 발생하리라고는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했다. 그동안 방역당국과 축산업계는 매년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구제역 방역 특별 기간으로 정해놓고 방역에 임해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안타까운 것은 추운 겨울이라 소독약을 뿌려도 소독약이 금방 얼어붙어 효과적인 소독을 통한 차단 방역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 우리의 관심은 이 추운 겨울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어떻게 활동할 것이며 날씨가 풀릴 경우 다시 창궐할 것인가에 쏠려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구제역은 계절과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으며, 구제역 바이러스가 열에는 약하지만 추위에는 강한 편이어서 더 위험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겨울에도 구제역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어 비록 소독 등 차단 방역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결코 방역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바이러스가 겨울동안 소멸될 가능성이 높아 그동안 축산현장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봄철에 다시 창궐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구제역이 제2, 제3의 장소에서 발생하는 것을 막고 조기에 청정국 지위 획득을 위한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그동안 방역당국과 현장 축산인들이 보여줬던 방역의식을 다시 한 번 되살리는 방법 밖에 없다. 사실 지난 8년간 우리의 방역의식을 되짚어 보면 적어도 2002년 발생이후 약 3년까지는 구제역 방역의식이 철저했다고 할 수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국의 축산 현장에서는 구제역 방역을 강조하는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4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면서 축산현장에서는 구제역 방역 현수막의 색이 바랠대로 바래고, 그 마저 찢겨진 모습이 방역의식 수준을 짐작케 했다. 어쩌면 그런 방역의식 수준이 결국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자책하는 축산인들이 적지 않다. 어쨌든 이제는 축산인들이 구제역과의 전쟁에 나서서 반드시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느슨해진 방역의식을 다시 조이고 우리 농장은 우리가 지킨다는 불퇴전의 각오가 절실히 요구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특히 구제역 청정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것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축산인들이 구제역 비청정국을 여행할 때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하겠다. 방역당국의 국경검역 강화도 아울러 요구되는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아울러 이번 8년만의 구제역 재발생에도 불구하고 언론 등에서 차분하게 대응하고, 국민들 또한 성숙한 모습으로 의연하게 바라보고 있음은 불행중 다행으로 여기며, 이 같은 언론과 국민들의 차분한 대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축산인들의 차단방역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