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발표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10’은 우리 농업, 농촌에서 축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분명하게 확인시켜 줌과 동시에 몇 가지 통계 변화에 주목하게 한다. 우선 농업 생산액 전망 결과를 보면 농업 생산액중 축산업 생산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33.8%에서 2009년(추정)엔 37.3%로 올라가고, 올해 2010년에는 39.4%로 40%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농업 생산액중 쌀 생산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8%에서 2009년(추정) 25.8%로 떨어진 후 2010년 올해에는 24.3%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년, 30년 전의 쌀과 축산의 위상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특히 2020년의 축산과 쌀 생산액 비중을 보면 축산은 38%인데 비해 쌀은 17.3%로 떨어지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축산이 농촌경제를 주도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설명해주고 있다. 다음으로 주목되는 것은 2020년에는 국민 1인당 우유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웃돈다는 것이다. 즉 우유 소비는 2009년 62.1kg에서 2015년 67.8kg으로 늘어나고 2020년에는 더욱 늘어 71.7kg이나 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반면 쌀 소비는 2009년 74.4kg이던 것이 2015년 많아야 68.1kg이고 2020년에는 61.7kg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우리 식탁의 주 식량이 쌀이 아닌 우유나 고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축산이 우리 국민의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떨 것인지 눈에 훤히 보이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주목되는 변화는 축산 품목별 생산액에서 올해 2010년을 기점으로 한육우 생산액이 양돈 생산액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다. 한육우의 생산액 변화를 보면 2008년 3조4천390억원, 2009년(추정) 3조9천3백억원으로, 돼지 생산액 2008년 4조790억원, 2009년(추정) 4조5천860억원보다 낮았다. 그러나 2010년 올해에는 한육우가 4조9천510억원으로 돼지 4조4천억원보다 5천억원이나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2010년부터는 한육우가 우리 축산을 선두에서 이끌어갈 축종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농촌 경제와 국민 식생활은 한육우가 앞장서는 축산이 그 중심에 설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아직도 농업계에서 이 같은 명명백백한 변화를 읽지 못하고 축산을 지원하는 행정 조적이나 기관 단체의 조직을 과거의 틀에 묶어두거나 축소하려는 경향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앞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우리 축산식품을 제대로 공급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농정의 중심에 축산이 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더불어 국제 시장에서 축산식품을 우리가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공급받지 못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경우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축산식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는, 굳건한 생산 유통 기반 확충이 시급하며 거기에 걸맞은 조직과 예산이 요구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