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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돈

체질·본성 배려하니 ‘살맛나는 돼지들’

■동물복지 선도 농장을 찾아 3)단양유기농원 (양돈)

[축산신문 www.chuksannews.co.kr 기자]
 
행복한 돼지가 웃고 있었다. 충북 단양군 단양유기농원에는 웃음 많은 돼지가 자라고 있다. 녀석들은 톱밥이 양탄자처럼 깔린 바닥을 코로 파고, 뒹굴고, 쉬면서 하루를 보낸다. 돈사 안이 답답해지면 언제라도 신선한 계곡바람을 맞으러 풀밭으로 나간다.

◆법인명(농장명) 단양유기농원
◆대표 강유성
◆주소(연락처) 충북 단양군 적성면 각기리 336-1 T. 070-4111-7068
◆면적 1만6,528㎡ (5,000평)
◆사육두수 1,500두
◆사육형태 비육돈

돼지에게는 진짜 땅을 파헤치는 것이야 말로 숨겨진 야성을 일깨우는 ‘살맛’나는 시간이다. 자신의 키보다 웃자란 풀숲을 코로 파헤치며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야생 멧돼지가 땅을 파는 자세와 똑같다. 이곳 농장에서는 돼지들의 이 땅파는 본능적 습성을 맘껏 쓰게 놓아둔다. 물과 사료는 충분히 먹고도 남게, 스스로 먹고 싶을 때 먹게끔 최대한 배려한다.
이곳의 돼지들은 낯을 가리지 않는다. 낯선 사람이 우리에 들어가도 별 거부감없이 하던 짓 그대로 한다. 자신들이 가진 본능이 충족되면 돼지들끼리도 충돌이 적어지고, 사람들이나 외부 환경을 경계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이치다.
이곳의 돈사구조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순환개방형이다. 힘세고 억센 상대와의 싸움이나 집중공격을 피할 수 있고, 걷고 싶으면 걸을 수 있고, 놀고 싶으면 언제라도 타이어가 있는 공간으로 갈 수 있도록 벽들을 군데군데 터놓았다. 하루의 운동량이 너무 넘치거나 턱없이 모자라지 않도록 적당한 운동과 놀이, 먹이 프로그램을 돼지 습성에 맞게 물흐르듯 배치했다.
특히 서열이 정해질 때까지 싸우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아예 아기돼지 때부터 충분한 공간과 먹이를 제공해 스트레스가 없게 키운다. 이곳에 들어오자마자 정해진 그들만의 서열은 그 무리가 함께 출하될 때까지 유지된다. 다툴 일도 없고, 다툰다 해도 멀찌감치 피하면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없다. 이것이 일반 양돈농장의 밀집사육 시 10%대에 달하는 사고사(폐사)를 3%대로 내리게 만든 이 농장의 비결이다. 사람이 강제로 개입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을 골치 아픈 난제인 폐사문제를 돼지의 본성을 배려한 동물복지 관점에서 해결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자동급이·급수시스템, 과도경쟁 방지로 폐사 줄여
먹이·놀이 습성맞게 조성 순환개방형 돈사 ‘눈길’


-돼지를 기분좋게 하는 단양유기농원의 다섯가지 원칙

(1)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게 물과 사료는 무제한 공급
돼지들이 아무 때나 사료와 물을 먹을 수 있도록 사료 자동급이기와 급수시스템을 조절한다. 사료와 물은 무제한 공급한다는 원칙을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설사나 이상증세를 보이는 개체만 따로 격리해서 치료를 위한 비타민제와 영양제가 첨가된 사료와 물을 특별히 공급한다.
먹이가 모자랄 경우 사료와 물을 놓고 과도한 경쟁이 일어나기 때문에 서열이 낮은 개체는 굶거나 적게 먹어서 건강이 위축되는데, 이 무제한 공급 원칙은 이를 사전에 방지하는 데 효과가 높다. 사료는 모 대기업 계열사가 생산하는 고품질 사료를 공급받고, 물은 이 지역 사람들이 먹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지하수를 공급한다.
(2) 체질과 본성에 맞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
돈사는 체중에 따른 온도를 철저하게 유지한다. 이유자돈은 26도, 자돈은 25도, 육성돈은 22도, 비육돈은 20도, 모돈은 18도의 온도를 설정해 놓고 환풍기의 회전 수를 자동으로 조절해 실내온도를 유지한다. 환기는 밀폐구조인 이유자돈사와 자돈사의 경우 환풍기 팬을 통해 쾌적한 공기를 순환시킨다. 육성돈사와 비육돈사는 개방순환형 구조이므로 자연환기가 이루어진다. 이유자돈사와 자돈사의 슬러리돈사로, 바닥에는 배설물이 쉽게 아래로 떨어져 돼지들과 분리되도록 만들었다. 돼지들이 활동하는 바닥 매트와, 배설물과의 사이를 25cm 이상 정도로 떼어놓아 분뇨 냄새가 돼지들에게 올라가지 못하도록 돈사를 설계했다. 육성돈사와 비육돈사에는 배설물을 잘 처리하기 위해 겨울에는 20cm, 여름에는 10cm 이상 톱밥을 깔아준다. 이 톱밥이 배설물들과 섞이면서 자연적으로 발효되면 1주일에 한 번씩 걷어내 퇴비로 활용된다. 청결한 바닥과 깨끗한 공기를 좋아하는 돼지들의 속성을 고려해 매주 깨끗한 바닥을 마련한다.
(3) 점검 또 점검, 건강관리 심혈
농장관리자는 하루 세 번 돈사를 샅샅이 점검한다. 사료와 물의 상태와 양, 돈사의 온도를 체크한다. 돼지가 편하게 자는지, 혹시 춥거나 더워서 몰려 있거나 다른 이상행동을 보이지는 않는지, 아픈 개체가 발생하지는 않았는지를 꼼꼼하게 살핀다. 이와 함께 야생동물이나 쥐와 같은 위해요소가 없도록 돈사의 출입문과 벽을 점검한다. 화재 위험 요소는 물론 돼지들의 도난과 이탈 등에 대한 사전 예방에도 신경을 늦추지 않는다. 아픈 개체는 서둘러 격리하고, 부상당한 개체는 치료가 불가능하면 서둘러 도태시킨다.
(4) 편안하게 활동하도록 간섭없이 모든 기회 제공
이곳의 돼지는 먹을 것과 누울 곳, 놀 곳이 모두 모자람 없이 갖추어져 있어 결핍으로 인한 이상행동이나 증세를 나타내지 않는다. 2,000㎡의 면적에 두당 거주면적은 1.56㎡, 농림수산식품부의 사육기준인 0.6㎡보다 세배 가까이 넓다. 3,000마리 이상 키울 수 있는 공간에 1,200마리 정도만 키우는 셈이다.
농장장은 이들이 얼마나 자신의 본성이 충족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 관리자와의 친밀도라고 말한다. 실제로 농장장이 돈사에 들어서면 두 발을 세우고 관심을 바라는 개체가 있는가 하면 대부분의 돼지들이 농장장의 다리를 물고 머리로 받는 등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자라면서 사람의 간섭이나 통제, 폭력 없이 오히려 따뜻한 시선과 관심, 관리를 받고 자란 탓에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잘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5) 공포·고통으로부터 보호 인큐베이터에서부터 시작
이곳 인큐베이터에 이유자돈의 자격으로 들어오는 날부터 이들은 농장 관리자의 보호를 받는다. 환경이 완전히 바뀌기 때문에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해 농장에서는 사료와 물의 섭취량을 최대한 늘리면서 본래의 안정을 되찾도록 놓아둔다. 이곳의 농장장은 웬만해서는 돼지들을 때리지 않는다. 워낙 넓은 공간에서 원없이 하고 싶은대로 하고 자라서인지 알아서 말을 잘 듣는다. 방사장으로 유도할 때에도 한 마리씩 천천히 이끈다. 특히 상품으로 출하하기 위해 수송차량에 실을 경우에도 한 마리씩 자연스럽게 탑승을 유도하고 함께 자란 개체들을 한 차량, 한 공간에 실어, 가능한 한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노력을 다한다. 이곳은 농장장의 지시대로 비교적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서 충격을 가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자료제공:농촌정보문화센터/농장동물복지 우수사례집 ‘행복한 동물농장 함께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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