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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간을 고치자

■시론/윤봉중<본지 회장>

  • 등록 2011.11.16 14:37:49


FTA가 확대되고 급기야는 FMD 한파까지 겪은 축산업계가 무력감에 빠져 있다. 한국 축산업은 가격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관세가 철폐되면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지레 겁을 먹고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허둥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안타까운 것은 FTA와 FMD 같은 당면위기를 극복하고 잘해보자는 의지 조차 일부 지자체의 사육제한 등 너무 앞서가는 징벌적 규제로 인해 꺽이고 있다는 점이다.

더러는 ‘한판 붙어 보자’는 독하고 모진 각오로 외양간을 고치고 돈사를 고쳐 친환경적이고 동물복지형 농장으로 거듭나려는 노력도 보인다. 그러나 절대 다수의 농가들은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말하자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FMD로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국가재정이 투입되면서 위정자들은 물론 소비자인 국민과 심지어는 일반농민과 농업경제학자들까지도 축산을 보는 눈길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점이다. 축산은 국민의 세금을 축내고 여러 가지 질병피해는 물론 부가가치 또한 낮은 산업인데 분뇨로 고통까지 받아가며 이 땅에서 해야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접한 축산인들은 뾰족한 대안부재와 심각한 상실감에 빠져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한 번 생각해보자. 험준하기 짝이 없는 알프스를 지상의 푸른낙원으로 가꾼 스위스나 사막에서 선진낙농을 일구어낸 이스라엘, 그리고 제방으로 바다를 막은 그 땅에서 축산을 하는 네덜란드도 FTA는 피해 가지 못한다. 이들 나라의 가축에도 질병은 있기 마련이지만 그들은 이를 능히 극복하고 있다.

축산업은 우리나라 농촌소득의 40%를 점유한다. 또 우리 국민들은 1인당 연간 130kg의 축산물을 소비하고 있다. 이는 누가 뭐래도 축산에 관한한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 땅에 축산을 정착시킨 축산인들의 공이다. 이제 축산물은 식량이고, 뗄레야 뗄 수 없는 우리 농촌의 소득원이다. 그렇다면 축산업은 편견에 굴하지 말고 외부의 편향된 논리를 설득할 수 있는 산업으로 당당히 거듭나는데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세계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녹색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농학자 노먼 블로그박사는 유기농작물로는 인류를 먹여 살리지 못하고 앞으로 식량전쟁은 반드시 온다고 내다봤다. 소름 돋는 예언이다. 인류는 이제 한정된 자원으로 급속히 늘어가는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축산업은 국민의 주식으로 늘어나 품목에 따라서는 거의 자급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노력여하에 따라 자급율을 더욱 제고할 수 있다고 본다. 먹거리 산업에 비교우위나 단순한 부가가치를 내세워서는 미래의 식량위기에 대처할 수 없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축산인들이 해야 할 일은 축산을 국민들에게 바르게 알리는 일과 함께 공동화되어 가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산업으로 인식되도록 친환경적인 축산모델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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