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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정호영 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 등록 2012.04.04 15:57:56


비가 내립니다. 한우인의 눈물같은 비가 내립니다. 회장님과 이별이 이렇듯 원통합니다. 슬픕니다. 안타깝습니다. 

지난 주말 청천벽력 같은 비보를 듣고 우리는 큰 충격 속에 하던 일손을 멈추었습니다. 가던 발길을 멈추었습니다. 옆 사람의 말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믿기지 않았습니다. 매실 농장에서 일을 하시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셨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부음의 주인공이 정녕 얼마 전 전국한우협회장에 취임하신 그 정호영 회장님이 아니시길 바랐습니다.

존경하는 정호영 회장님.

지난 3월21일 한국마사회 럭키빌에서 제5대전국한우협회장 취임식을 갖고 앞으로 협회를 이끌어갈 부회장, 각도지회장 여러분과 함께 단상에서 손을 잡고 활짝 웃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렇게 홀연히 떠나시니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돌이켜보면 회장님은 한우산업이 위기에 놓일 때마다 현장에서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늘 앞장서셨습니다. 특히 미국 발 광우병 파동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때 회장님은 앞장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며, 우리 한우를 지켜냈습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한미 FTA등 개방에 대응한 각종 토론장에서도 회장님은 어김없이 패널로 참석하시어 정부의 미흡한 FTA 대책을 질타하고, 현장 한우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데 있어 거침이 없었습니다. 

언젠가 경남 하동에서 전국한우인대회가 열렸지요. 그 때 내건 캐치프레이즈가 쇠고기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를 도입하라는 것이었지요. 지금도 하동 솔밭에서 전국의 한우인들이 모인 가운데 한우산업의 미래를 위해 한우인들이 단합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고개가 숙여집니다. 특히 그 대회의 성공을 위해 행사 스케줄이며 음식까지 앞장서 챙긴 회장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 대회 이후 쇠고기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가 마침내 실현되었던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회장님은 그렇게 한우 산업 현안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늘 농민으로서 자세를 견지했습니다. 투박한 어투에, 넥타이에 정장보다는 활동적인 점퍼가 어울리는, 천상 농민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참 농민, 참 한우인을 잃었다는 슬픔에 더욱 목이 멥니다.

회장님. 회장님께서는 취임 후 첫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자급률을 기준으로 한우산업의 안정화를 꾀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쇠고기 수입량을 볼 때 사육두수 과잉은 어불성설이라고 일갈하셨지요. 도지회 시군지부 활성화도 강조하셨습니다. 모두가 꼭 필요하고 금과옥조같은 말씀이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회장님께서 그 뜻을 펴보지도 못하고 떠나셨으니 이를 어찌한단 말입니까. 

존경하는 정호영 회장님,

그러나 이제 부디 세속의 무거운 짐은 다 내려놓으시고 편히 잠드소서. 우리 한우인들은 회장님께서 평소 뜻한 바 한우산업 발전을 위한 일들을 잊지 않고 이어 갈 것입니다. 하늘에서나마 우리 한우산업, 우리 한우인들을 굽어살피소서.

삼가 정호영 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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