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 맑음동두천 8.3℃
  • 맑음강릉 12.8℃
  • 맑음서울 12.0℃
  • 맑음대전 9.5℃
  • 맑음대구 11.5℃
  • 맑음울산 12.9℃
  • 맑음광주 11.8℃
  • 맑음부산 14.1℃
  • 맑음고창 7.8℃
  • 맑음제주 13.5℃
  • 맑음강화 9.6℃
  • 맑음보은 7.8℃
  • 맑음금산 7.0℃
  • 맑음강진군 9.3℃
  • 맑음경주시 10.2℃
  • 맑음거제 11.9℃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우리나라에 축산정책이 있는가

  • 등록 2012.05.23 15:23:31


우리나라에 축산정책이 있는가. 축산전문가들은 가끔 이처럼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다. 정부 관계자는 축산분야에 적지 않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소린가 할지 모른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그러한 질문이 이유 있다고 느낄 때가 더러 있다.

요즘이 바로 그런 때다. 

우선 축산 현장에서는 축산입지난에 시달리고 있다. 도시 주변에서는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며 밀려나고 있고, 농촌에서는 조용한 곳을 찾는 도시민들이 주거지를 마련하면서 설땅을 잃고 있다. 거기다 환경부의 거리제한을 통한 규제와 가축분뇨에 대한 공장폐수 수준의 관리 강화는 축산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무기가 되고 있다.

이렇듯 축산 생산기반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데도 축산식량 생산기반을 걱정해야하는 농식품부는 말이 없다. 어찌 축산 규제에 관한 논리만 있고, 축산을 살려야 한다는 논리는 없는가. 축산규제를 주장하는 환경부의 논리에 축산을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농식품부의 논리가 당당하게 맞설 수 없는가. 

올들어 정부는 미국과 FTA가 발효되면서 축산시설현대화를 뼈대로 하는 축산업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축산시설현대화 자금 지원은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축산현장에서 이런저런 규제에다 민원 때문에, 축사를 허물고 새로 최신식 축사를 짓고 싶지만 그렇게 못하고 있다. 축사시설현대화 자금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었어도 반납하는 사례마저 있다. 이러니 어찌 축산정책이 있다 하겠는가.

축산물 수급 정책도 그렇다. 정부는 돼지고기 수급 안정이란 명분으로 무관세 수입도 모자라 수입육 판매업체 손실까지 보전하는 등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편적이 있다. 이로써 대한민국엔 물가정책만 있고 축산정책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하반기 축산물가격 폭락 우려에 따른 대책이다. 아직 이렇다 할 뚜렷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그 대책의 초점은 모돈이나 자돈 감축 등에 맞춰지는 듯하다. 국내 축산물 가격 폭락의 근본 원인이 수입 축산물의 증가에 기인하고 있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축산물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국내산 축산물 생산량을 줄이는 정책에 매달리다 보면 결국 국내 축산물 생산이 줄어든만큼 수입 축산물의 양이 늘어나면서 국내 축산물이 설 자리가 좁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축산정책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축산물 생산기반 구축을 위한 확고한 정책의지다. 축산을 규제해서 환경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 들 것이 아니라 가축분뇨를 자원화함으로써 축산도 살리면서 환경도 살리는 길을 택해야 한다. 

축산물 수급 정책도 일정 수준의 국내 축산물 공급 기반위에서 생각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축산물가 안정은 국내 축산물 공급 기반 구축에 있다. 가격 안정을 위해 쉽게 국내 축산물 공급을 줄이려는 생각을 하기전에 국내 축산물 시장에서 우리 축산물이 어떻게 경쟁력을 가질 것인가를 놓고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