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태 지원장 <품질평가원 강원지원>
지난해 양돈시장은 급격한 가격하락과 소비둔화라는 이중적 모습을 보여준 특이한 한해였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도매시장 가격은 탕박기준 지난해 1월 평균 4천658원에서 올 1월 평균 3천3원으로 급격히 하락한 반면 외식시장의 소비자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그들의 주장은 돼지고기와 같이 먹는 채소류가 비싸다든가, 다시 가격이 올라갈 것인데 내릴 필요가 있겠는가 등등의 이유로 가격을 연동시키지 않은 까닭에 소비자는 돼지고기 가격에 화가 나 있다.
방송에서는 연일 돼지고기 가격 폭락으로 생산자의 어려움을 읍소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외식시장에서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2012년 7월 2일자 연합뉴스에 이런 기사가 있었다.
“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 소비자의 89%는 국산 돼지고기가 품질에 비해 값이 비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것을 뒤집어 표현하면 품질은 떨어지면서 가격만 비싸다 는 것이다. 그 만큼 소비자가 느끼는 돼지고기의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FMD 영향으로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 부족을 수입 냉장육이 외식시장을 공략한 것이 소비자의 입맛을 길들인 것이 아닌가 싶다.
돼지고기 대일 수출시 최고의 품질과 규격을 충족시킨 돼지고기만 선별해서 수출한 경험으로 본다면 지금 수입되어 들어오는 돼지고기도 그들 나라에서 나름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질과 규격을 만족시키는 돼지고기 일 것이다.
이러한 수입 돼지고기와의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켜 국내산 돼지고기의 소비 활성화로 적정 생산자 가격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고품질의 돼지고기 생산체계로 유통인이 안심하고 국내산 돼지고기를 취급할 수 있도록 고품질의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국내산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유통인의 공통된 인식이 국내산은 떡(과)지방이 많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원인은 다 알고 있다. 비육돈의 반이 거세이고 거세는 지방이 많은데 지방 생성을 줄이기 위한 후기처리도 하지 않았고, 고열량 사료 위주의 속성 비육으로 조기출하를 한다던가, 부족한 모돈을 확보하기 위하여 F2(LYD) 모돈에 지방을 많이 생성하는 듀록(D)을 또 종부하는 시스템 등으로 인하여 더욱 지방이 많은 돼지를 생산하는 등 지나친 양적증가 덕분에 FMD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었다 하지만 품질이 결여된 양적 증가로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일부 삼겹살 식당은 가격이 비싼데도 손님들이 시끌시끌하다. 이런 식당은 백이면 백 삼겹살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먹으면서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는 뛰어난 식감을 갖고 있어 고기의 품질이 떨어지면 외면한다. 마지막 소매단계에서 종사자가 편하기 위하여 육절기라는 기계로 고기를 썰기 위하여 살짝, 아주 살짝 완만냉동을 장시간 시킨다. 이때 고기 표면은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얼음결정이 크게 진행되면서 조직이 파괴되는데 이것을 불판에 구을 때 녹아 익으면서 파괴된 조직사이로 희멀건 드립이 발생하는데 드립에는 고기가 갖고 있는 수분과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결론적으로 드립이 발생한다는 것은 고기를 죽이는 것으로 식감을 떨어뜨리고 퍽퍽한 맛을 느끼게 되어 신선육의 맛을 느낄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국내산 돼지고기의 경쟁력은 대부분 냉동육인 수입육보다 신선하다는 것이다. 즉 국내산은 냉장육이라는것 인데 안타깝게도 최종 소매단계에서 냉장육에서 졸지에 냉동육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급속냉동보다 완만냉동이 더 무섭다.
수입육은 급속냉동한 것으로 얼음결정이 작아 드립이 덜하다. 오히려 완만냉동 처리한 국내산 돼지고기의 얼음결정이 크기 때문에 구이시 문제가 된다. 손으로 썰면 냉동할 필요가 없다. 잘되는 삼겹살 식당은 주방장이 정성을 담아 직접 손으로 썰고 있다.
이렇듯 어려운 시기에 양돈산업이 제자리를 찾고 안정된 산업으로 지속 성장하고 닥쳐오는 FTA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방법은 생산단계에서 고품질 돼지고기를 항시 생산할 수 있는 체계와 유통에서는 올바른 식문화 정착으로 냉장육이 자리를 잡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