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현 농학박사 <농협 축산경영부 개량기획차장>
지난 호에 살펴본 바를 토대로 개정된 유대산정체계에서 최고의 유대를 받기 위한 개량 방향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유생산능력 뿐 아니라 유성분 및 체세포 등 생산성 관련 항목이 전반적으로 고르게 향상될 수 있도록 개량을 추진해야 한다.
개정된 유대산정체계에서도 우유생산량이 유대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높으며 유단백이 유대가격산정에 도입되었지만 체세포와 유지방이 유대에 미치는 비중이 여전히 크므로 개량을 위한 정액 선정 시 특정형질, 예를 들어 유단백 한 가지만 높은 정액을 사용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둘째, 우군 내 젖소의 생산능력 편차를 줄여 사양관리의 편의성을 도모하고 대사성 질병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젖소의 유성분(유지방, 유단백)의 급격한 변화의 주요원인은 비유초기에 발생하는 영양밸런스 불균형으로 인한 대사성 질병이 초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낙농가는 착유우군 전체에 동일한 사료 배합비를 적용하고 개체의 능력에 따라 일정량의 농후사료를 추가하는 TMR 사양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TMR 사양체계에서 우군 내 젖소의 생산능력 수준의 편차가 매우 클 경우 빈번한 영양밸런스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개체별 유량수준에 따른 적정 정액선정 등 우군 내 개체 간 우유생산능력 편차를 줄이기 위한 장기 개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국내 환경에서 유전능력을 검증받은 종자소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최근 온실효과에 따른 국내·외 기후변화로 우리나라와 외국의 주요 낙농국가의 사양 환경의 격차는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비좁은 우사, 높은 수입의존도에 따른 열악한 사료품질과 낮은 조사료 급여비율, 계절에 따른 급격한 온도변화와 이에 따른 고온스트레스 등은 현재 우리나라 낙농가의 생산비를 높이는 주요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것은 외국의 주요 낙농국가에서 젖소를 키울 때는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요인이다. 따라서 외국에서 정액을 수입해 사용할 경우 우리나라 고유의 사양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
특히 유단백율과 체세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하절기 고온스트레스의 경우 국내환경에서의 유전평가를 통해 우수 유전자원을 확보하는 길 외에 왕도가 없다.
농협젖소개량사업소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낙농가를 대상으로 육종농가사업과 후대검정사업을 실시해 우리나라 환경에서 유전능력을 검증받은 한국형 보증씨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낙농가들이 적극적인 후대검정사업에 동참하고 한국형 보증씨수소 정액의 사용을 확대하면 상대적으로 수입정액보다 국내환경에 맞는 우군개량이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해 국내 유전평가를 통해 산정된 우리나라 젖소의 생산능력에 대한 유전율은 유량 28%, 지방 26%, 단백 23.7%, 체세포 16%이다. 유전율은 낙농가를 둘러싼 환경에 따라 각 나라별로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 환경에서 유대에 영향을 미치는 각 요소들의 20~30%는 개량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부와 농협이 추진하는 개량사업에 참여해 전문가가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 새롭게 개정된 유대산정체계 내에서 개량에 성공하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