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하 차장 <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
지금 한우농가는 사육두수 증가 대비 소비부진에 따른 소 값 하락 지속과 사료비 등 생산비 증가로 1등급 출하 시 소득은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또한 축산 환경 규제 강화, FTA 확대 등으로 인해 농가 경영상황은 최악에 직면해 있다.
8월 6일 현재 한우거세우 1등급 (30개월령 670kg)의 경우 농가 수취가격은 521만1천원이다. 그러나 생산비는 540만천원에 달해 출하두당 18만9천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생산원가는 밑소 구입비 190만원, 배합사료비와 조사료비 330만원, 거세와 왕겨, 약품, 전기료 등 20만원이 소요된다. /표 참조
또한 2등급 437만2천원, 3등급 349만7천원에 수취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2, 3등급을 받을 경우 100만원 이상의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물론 한우값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소비촉진활동이나, 정부의 지원책도 병행돼야 하겠지만 우선 농가입장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1+등급이상을 반드시 생산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지혜를 모아 새로운 각오로 경영에 임하는 것이 현재 한우농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우농가에서 할 수 있는 경영위기 극복방안을 정리해봤다.가장 먼저 농장 경영목표를 설정해 관리하는 것이 시급하다. 선진농가에서는 이미 하고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농가에서는 반드시 농장경영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즉 29개월령 700kg, 1+이상 출하목표를 설정하고, 축사우군별 월간 증체목표, 사료 및 조사료 급여량을 설정해 관리해야 한다. 또한 축사우군 개체별 구입처, 구입월령, 거세월령, 초음파측정일, 약한 소의 경우 락카칠로 색인해 별도 급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번식우의 경우 1년에 반드시 1산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발정징후 체크 및 임신여부를 관리해야 하며, 암소개량을 위한 철저한 기록관리 또한 병행돼야 한다.
둘째, 역지사지의 사고방식 전환이 필요하다. 소의 입장에서 사고해야 한다. 즉 내가 먼저 바뀌어야 소 역시 변한다는 인식을 갖고 사양관리를 해야 한다. 소가 아프면 내 몸이 아픈 것 같이 조기 발견해 치료를 해야 할 것이며, 추위나 주위환경 등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지, 사료나 조사료가 부족하지 않은지 등 내 몸을 돌보듯이 세심한 관심을 갖고 돌봐야 한다.
셋째, 우수 송아지 구입 및 생산이 고급육 출현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소의 등지방두께, 등심단면적, 근내지방도 등 유전력이 50~60%나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 안찌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만 많이 먹으면 살이 많이 찌는 체질이 있다. 고급육생산의 기본은 우수 송아지 생산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넷째, 육성기에 어떻게 하면 조사료를 충분히 먹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두 알다시피 육성기 때 위의 발달은 곧 출하마무리 단계에서 사료를 얼마나 많이 먹게 하는가를 결정하며 출하체중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즉 출하 마지막 2~3개월 동안 사료를 9kg이상 먹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출하체중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다섯째, 꼭 30개월을 키워야 고급육이 나온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28~29개월령에 1+등급 85%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해 관리해야 한다. 다만 유의할 것은 급여프로그램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하되 너무 빨리 기른다는 생각은 말고 천천히 생산 시스템적으로 관리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여섯째, 번식우의 경우 철저한 개량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1년에 1산 한다는 원칙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 좋은 암소에서 출산한 송아지는 등급출현율, 증체량 등 생산성이 모두 현저하게 높기 때문이다.
끝으로 소의 스트레스 최소화를 위해 우사 내 청결, 더위와 추위에 대한 예방책, 밀사방지, 질병예방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생산성을 더욱 높이고 쾌적한 환경에서 사육될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앞으로는 대충대충 키워서는 경쟁력이 없다.
철저한 경영관리를 통해 새로운 각오로 경영에 임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척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