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운 박사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
우리나라 양계산업은 요즈음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외적으로는 무역장벽의 철폐와 함께 외국의 값싼 양계산물이 물밀 듯이 수입되어 국내 양계산업을 위협하고 있고 내적으로는 사료비증가와 함께 계속해서 저난가가 형성되고 생산비 증가로 많은 농가가 어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양계산업이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도 이제는 말로만 국제경쟁력 제고가 아닌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첫째, 과학적 농장경영을 위해 철저히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자.
그 동안 우리 양계농가에서 농장의 경영계획, 사양관리계획 등에 대해 철저히 계획을 수립하는 농가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 막연한 계획수립보다는 실패 또는 성공사례 분석하고, 최근 몇 년간의 경영분석 등을 토대로 개선기술을 접목한 계획수립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기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물론 많은 선진양계농가에서는 전산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철저한 기록과 함께 경영성과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많은 농가에서 사양관리 기록을 찾아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제 주먹구구식 농장경영으로는 국내에서도 설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농장의 전산화가 어려우면 사양관리기록부 수준의 기록이라도 철저히 하여 농장경영의 과학화를 이룩하자.
둘째, 생산성 향상이 곧 생산비 절감이다.
우리나라의 닭고기와 계란생산비는 경쟁상대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수입양계산물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생산비를 절감해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우선 종계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병아리 생산비를 줄여야 한다.
특히, 육용종계의 경우 1수당 병아리 생산수가 외국에 비해 적다. 외국의 우수한 종계를 들여와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데는 물론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병아리의 육성, 체중과 성성숙의 조절, 종계사의 시설 및 관리기술, 방역위생관리, 사료의 품질관리, 종란의 관리와 부화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문제점을 체크하여 개선기술을 접목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일반적인 사료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보유계군의 능력과 시설환경에 맞는 사료의 선택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무창계사와 개방계사는 닭의 영양소 요구량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사료를 급여하면 영양소별로 과잉 또는 부족하게 되므로 가능한 시설수준에 맞는 사료를 선택 공급해야 할 것이다.
셋째, 고품질 양계산물 생산으로 차별화 하자.
이제는 양계산물의 품질고급화로 승부할 때다. 지금까지 우리는 막연히 국내산 또는 신토불이만으로 소비자에게 호소하였다. 고품질 안전양계산물을 생산 공급할 때 비로소 외국산과 차별화되고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다.
항생제의 남용을 피하고 항생제 대체제를 잘 이용함으로써 생산물의 품질향상은 물론 계사내의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생산과정 이후에 계란의 선별, 포장 및 유통, 닭고기의 도계, 가공 및 유통도 위생적이고 선진화되어야 한다.
좋은 양계 산물을 우리 소비자에게 떳떳이 내 놓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농가소득 증대 및 양계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드웨어가 어느 정도 갖추어진 지금 우리나라 양계산업에 적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를 잘 운용하여 승부를 해야 할 때이다.
글로벌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생산비 절감, 품질 좋고 안전한 양계산물생산, 경영의 과학화 등으로 승부하자고 제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