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으로만 나돌던 (주)하림의 주원농산 인수를 통한 오리시장 직접 진출이 마침내 현실화됨에 따라 그동안 하림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왔던 오리업계는 긴장감속에 그 여파와 대응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주)하림은 지난달 23일 주원농산과 인수매각을 위한 가계약을 체결한데 이를 마무리하기 위해 별도 법인인 (주)주원산오리를 새로이 설립, 지난달 28일 코스닥에 공시했다.<본지 4월2일자 1면참조> 하림측에 따르면 (주)주원산오리는 하림그룹 관계사들이 지분(하림 70%, 천하제일사료 20%, 제일곡산 10%)을 출현, 총 4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 이는 곧 주원농산의 인수에 필요한 금액이 40억원 정도가 소요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만 주원농산이 97년 법정관리기업에서 조차 퇴출, 소유주 변경을 위해서는 경매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하림의 인수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되려면 최소한 3개월정도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하림의 오리산업 진출에 대해 기존 업계는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막상 현실화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그러면서 업계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키는 등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장기적 측면에서는 대형기업의 진출이라는점에서 전근대적 산업형태를 벗어나지 못한 국내 오리산업 수준을 한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이제 막 본격화되려는 오리업계의 계열화 추세를 급속화시키는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하림자체로서는 오리업계에서의 확고한 입지구축이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자금력과 조직면에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자금력과 조직면에서 대부분의 기존 오리업계는 대적할 상대가 되지 못하는데다 이미 닭고기부문에 확실한 유통망까지 확보, 이를 활용할 경우 오리육도 충분히 접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비록 퇴출기업이긴 하나 주원농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높고 지금까지 월 20만수의 병아리를 생산, 이가운데 50% 정도를 위탁사육을 통해 대리점 등에 공급해 오면서 나름대로 유통망도 튼튼한 만큼 하림의 오리시장에서의 입지구축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요인들은 웬만한 경쟁력 가지고는 생존하기 힘들것이라는 위기감을 기존업계에 던져주고 있다. 하림측에서 기존 시장 보다는 새로운 시장창출을 내세우고는 있으나 어차피 단기적으로는 기존시장 공략부터 이뤄질 것이 분명해 화인코리아를 비롯한 기존업계와의 경쟁이 심화, 판매마진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가뜩이나 생산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하림이 기존의 주원농산 생산량을 대폭 확대할 것이 분명한 만큼 수급불균형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하림측에서도 "대대적인 시설 개보수 작업을 통해 현재 일일 3천수 정도 생산하던 것을 2∼3만수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 업체들 사이에서는 "브랜드인지도가 없고 자금력마저 부족한 영세업체들은 화인코리아와 하림 등 두 개의 거대기업 틈새속에서 독자생존방안을 찾아야 하는 현실에 설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가고 있다. 이일호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