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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DNA 마커·유전체 선발로 개량효율 높여야

  • 등록 2014.08.18 11:44:49

 

김종주 교수(영남대학교 생명공학부)

 

 

DNA 마커, 축산분야에 몸담고 있는 분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단어다. 대부분의 축산농가는 DNA 마커의 실체를 정확하게 알진 못하지만 소나 돼지의 개량에 이용되는 수단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과거에 돼지나 한우에서 DNA 마커를 개량에 적용한 여러 사례들이 있어 왔다.
그렇다면 DNA 마커는 무엇이며, 돼지의 산자수나 한우의 마블링 같은 주요 경제형질의 개량에 정말로 효과가 있는 것인가?
DNA 마커란 생명의 기본단위인 세포의 가장 핵심 구성분인 유전물질, 즉 DNA 중에서 인간의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부위이다.
산자수, 유량, 마블링, 도체중과 같은 돼지와 소의 주요 경제형질은 수백(수천)개의 유전자들이 관여한다. 즉 어느 한 개체에서 수천 개의 유전자들이 각각의 유전자 고유의 효과뿐만 아니라 유전자들 간의 상호작용 효과와 더불어 사양 환경과 같은 환경효과와 결합하여 최종 산물인 형질의 표현형(예: 마블링 성적)으로 발현하게 된다. 따라서 어떤 표현형에 대하여 한 유전자 기여도는 매우 미비함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소수 몇 개의 DNA 마커를 적용한 가축의 경제형질 개량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며 미비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우선 앞서 언급한 내용이 첫 번째 사유이며, 두 번째는, 한우의 경우 여러 연구자들이 DNA 마커를 발굴하여 적용한지 10년 이상이 지났지만 뚜렷한 유전적 개량효과를 보고한 사례가 없으며, 세 번째는 그렇기 때문에 미국, 호주와 같은 축산 선진국에서는 모든 DNA 마커를 동시에 적용하는 유전체 선발 방법으로 전환했거나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체 선발은 DNA 마커 선발 방법과 달리 한 개체의 모든 DNA 정보를 이용한 선발 방법이다.
미국 홀스타인 젖소의 경우 현재 60만두 이상의 종모우·종빈우들에 대하여 DNA 칩을 이용한  유전체 육종가를 추정하여 기존의 후대검정에 근거한 육종가 선발을 대체하고 있으며, 앵거스와 같은 주요 육우 품종들에서도 수 만두를 대상으로 DNA 칩 분석에 근거한 유전체 선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흥미로운 점은 한 두당 5만원에 가까운 DNA 칩 분석 비용을 농가 스스로 부담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농가가 소수 DNA 마커를 이용한 방법보다 유전체 선발에 의한 육종가를 선호한다 라는 의미이며, 이는 유전체 육종가를 활용할 경우 선발의 정확도 및 개량의 효율성 제고를 방증하여 준다.
그렇다면 국내 축산업에 DNA 칩을 이용한 유전체 선발 방법을 적용할 경우 미국의 경우과 같이 동일한 개량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현재 정부출연 연구비로 모든 한우 종모우들과 한우시험장 소재 암소들에 대하여 DNA 칩을 이용한 육종가를 평가하는 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돼지의 경우에도 일부 기업 소재 종돈들에 대하여 유전체 육종가 사업을 시험적으로 수행 중에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높은 정확도의 유전체 육종가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DNA 칩 분석 두수들이 다수(예:수 천두 이상) 확보되어야 하며, 축종마다 적절한 적용 시기 및 방법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가축의 유전적 개량은 경제성 및 개량의 효율성에 비추어 볼 때 혈통 또는 후대검정 기반 육종가가 아닌 유전체 육종가 선발이 대세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한 동시에 농가는 소유하고 있는 개체들의 혈통·능력 기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선발 방법을 적용하건 간에 유전적 개량은 정확한 기록에 근거하며, 유전체 선발의 적용도 기존의 축종별 선발·교배 시스템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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