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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축산 살아야 농촌·국민건강 지킬수 있어

축산업, 이래서 소중하다(下)

  • 등록 2014.09.05 10:52:35

 

남성우 건국대학교 초빙교수

 

농촌경제에서 축산소득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접하고 있다는 사실을 특별히 강조하고 싶다.
한 예를 들면 쌀농사는 3000평의 논에서 연간 700만원 내외의 수입이 나온다. 한우농가의 경우 소 한 마리를 출하하면 100여만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국내 축산업이 무너지게 되면 농촌경제에 극심한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축산 대신에 벼농사, 채소농사, 과일농사를 확대하면 어떻게 될까. 수요보다 공급이 과잉되어 가격폭락 사태를 가져오게 될 것 또한 자명하다. 사실과 여건이 이런데도 축산업을 포기하라는 주장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이번에는 국민경제적 측면에서 보자. 축산농가가 가축을 기르기 위해서는 각종 기자재가 필요하다. 배합사료와 조사료, 축사시설과 장비, 동물약품, 인공수정 정액 등 생산자재를 생산 공급하는 후방산업(後方産業)의 역할이 필요한데, 이들 후방산업의 파급효과가 23조 4천억 원에 이르고, 노동유발효과는 24만4천명에 이른다.  또한 소, 돼지, 닭, 우유 등 축산물을 식품으로 공급하려면 도축, 가공, 유통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이런 일을 담당하는 전방산업(前方産業)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17조 1천억 원에 이르고 취업유발효과는 32만1천명에 이른다. (2005 김경량 교수 연구자료에 의한 재추정)
농축산업의 붕괴에 따른 농촌 실업문제는 또 어떻게 될까. 농사일에만 생계를 의지해온 농축산인들이 저소득 빈곤층으로 전락한다면 이들의 생계안정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야 하므로 그 사회적 비용 또한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축산업 전후방 산업이 고용하고 있는 인력의 실업은 결국 해결하기 힘든 사회적 난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국내 축산업은 국민경제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고, 사회적 측면에서도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다면 일부의 ‘축산업 포기’ 주장은 그야말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이제 국민건강 측면에서 살펴보자. 축산물이 비만과 각종 성인병의 주범이라는 일부의 주장이 있지만 이 역시 잘못된 주장이다. 사람은 원래 생물학적으로 보면 잡식성 동물이다. 따라서 곡류, 과채류, 육류 등을 균형 있게 배분하여 섭취하는 것이 최선의 섭생법이다. 식물성 식품에 존재하지 않는 영양소는 동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불균형한 식생활에 의한 과다섭취와 운동부족이야말로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이다. 축산물 섭취 자체가 건강에 해롭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우리나라 20세 남자의 평균 신장은 1992년 169.5cm에서 2010년 173.6cm로 커졌고, 남녀 평균수명도 1990년 71.3세에서 2010년 80.6세로 늘어났다. 이러한 체력향상이 축산물 섭취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균형 있는 식품소비를 권장할 일이지, 축산물의 섭취를 금기시하는 주장하는 것은 그래서 더욱 설득력을 잃고 있다. 
끝으로 가축분뇨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는 우리의 사고와 접근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가축분뇨는 소중한 유기질 비료 자원이다. 결코 쓰지 못할, 버려야 하는 폐기물이 아니다. 곡물, 채소, 과일 등 농산물을 재배할 때 작물이 자라기 위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또한 유기질 비료로서 작물 생육에 주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화학비료는 농지를 산성화시키는 부작용이 있지만, 가축분뇨는 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지력(地力)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올바른 정책 방향은 가축분뇨의 유기질비료 자원화이다. 정부에서도 가축분뇨의 자원화를 위한 시설 설치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적절한 정책이다.
국토가 우리나라의 경상남북도를 합친 면적에 불과한 네덜란드의 사례를 보면 부럽다는 생각부터 든다. 잘 알려진 것처럼 네덜란드는 낙농과 양돈산업이 잘 발달된 축산선진국 중의 하나다.
가축분뇨는 농가 단위에서 발효 처리하여 자신의 농지 또는 임차한 초지나 경작지에 뿌리도록 허용하고 있다. 농작물의 생산주기를 고려하여 기간을 정하고, 이 시기에는 정부가 전 국민과 관광객에게 “농촌지역을 지날 때 퇴·액비 냄새가 날 수 있으니, 불편하더라도 자동차 창문을 닫고 통행해주기 바란다”는 홍보를 한다고 한다. 농축산업을 이만큼 이해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이고 보니, 네덜란드가 세계적인 낙농국가이면서 꽃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농축산업 선진국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가축분뇨 문제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축산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농가들 중에는 개선해야 할 점이 산적해 있다. 먼저 축산인들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국민들의 불편을 인식하고, 가축분뇨 처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가축을 키우려면 당연히 분뇨는 축산농가가 처리해야 할 몫이다.
분뇨 저장시설을 완비하고 일정기간 발효과정을 거친 후, 이를 농경지에 뿌리는 것은 축산농가의 의무라고 생각해야 한다. 가축분뇨 처리는 당연히 정부나 축협이 해주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가축질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 친환경적 축산을 실천하고, 축사 내의 소독실시, 외부와의 차단방역, 예방백신의 투여 등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공동체의식을 갖고 축산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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