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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아닌 질병 ‘카니발리즘’

양계 ONE POINT 컨설팅⑦-1

 

신동길 원장(대전충남양계농협 동물병원)

AI로 살처분한 농가 중에서 최근 법에 의한 입식 시험 과정을 거쳐 합격한 농가들이 지난 6월부터 순차적으로 다시 가금류(닭, 오리)를 입식하기 시작해 이제는 상당수 농가들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질병 아닌 질병 ‘카니발리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카니발리즘은 넓게는 자기 새끼를 잡아먹거나 같은 동종을 공격해 심한 외상을 입히는 등 여러 동물의 본능적인 행동이다. 양계산업에서는 다른 닭의 항문을 쪼아 심한 스트레스나 상처를 입히는 행동으로 이미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어 지고 많은 문헌으로도 원인과 예방법이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카니발리즘을 얘기하는 것은 현재도 많은 농장 특히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해 축주에게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혹자는 카니발리즘을 산란계농장의 고질적인 질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는 질병이라는 표현보다는 ‘습관(이상행동)’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속담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 한번 들인 습관은 평생 고치기 어렵다는 뜻이다. 카니발리즘 즉, 항문 쪼기는 닭이 살아가면서 몸에 배인 습관처럼 나타나는 이상행동이다. 한번 쪼기 시작한 닭은 평생 다른 닭의 항문을 쪼고 힘(서열)에 밀려 쪼이기 시작한 닭은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아 상처가 나고 이로 인해 세균에 감염되거나 심한 경우 탈항으로 이어져 결국 폐사에 이르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산란계 사육형태를 보면 좁은 면적에 많이 사육하는 집약식이다. 육종 및 사양기술의 발달로 산란율이 높아지는 동시에 카니발리즘이 증가하는 구조인 셈이다. 그러므로 농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질병처럼 퍼져 또 다른 2차적 피해가 예상된다. 이쯤해서 카니발리즘에 대해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

>> 적절한 시기 정확한 디비킹
디비킹(부리다듬기)이란 부화 직후 또는 7일령 전후로 병아리 부리의 생장점을 차단하거나 잘라내 부리가 과도하게 자라거나 뾰족해지는 것을 차단하고 사료의 효율을 높이면서 닭의 공격성을 줄여 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유럽 등에서는 동물복지, 가축에 대한 스트레스 최소화를 위해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사양관리 기술의 일종으로 많은 농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디비킹은 닭의 공격성을 일으킬 수 있는 부리를 다듬어 온순하게 만들고 다른 닭을 공격하는 행동을 억제시켜 카니발리즘을 예방하고 이로 인한 2차적인 피해인 탈항 등을 미리 막을 수 있다. 물론 디비킹에는 장단점이 따르기 마련이다. 디비킹은 닭을 온순하게 하여 공격성을 없애고 사료를 골라먹는 습성을 줄여 효율을 높이고 알을 깨는 악습관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심한 스트레스, 절단이 과하거나 잘못되면 부리면적이 넓어져 사료와 물을 먹는 속도가 느리고 상처 등을 통해 2차 세균감염에 의한 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디비킹을 실시할 때는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방법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 산란계의 비만증을 경계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이나 동물이나 살이 찌고 지방이 축적하게 되면 모든 병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닭은 부화 후 일정한 시기를 거쳐 알을 날수 있는 성계로 성장을 하는데 이 시기를 살펴보면 1~6주령까지는 면역·소화기관이 발달하며 12주령까지 골격이 형성되는 시기이고 13~17주령에 어느 정도 적절한 지방을 축적하는 시기다. 1~17주에 모든 기관과 골격 등이 고르게 발달하면서 성성숙이란 변화를 겪으며 산란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많은 사양가들은 닭의 체중을 측정해 균일도 및 평균체중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처럼 육성기간동안 평균체중의 미달 또는 불규칙한 균일도는 산란계의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에 체중 및 균일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진다. 이때 급격하게 영양소의 과잉공급이 이루어지면 닭이 살이 찌게 되며 복부, 내장 및 간 등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지방계가 되거나 지방간증후군이 나타나게 된다.
그럼 비만계가 카니발리즘과 어떠한 연관성을 가질까. 닭은 배란이 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난황(노른자)이 수란관에 떨어져 이곳을 통과하면서 난백 및 난각 등이 형성되고 최종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계란이 생산된다. 계란이 나오는 곳을 총배설강(일명 항문)이라고 한다. 계란이 나올 때 총배설강이 확장되고 수란관이 일부 밖으로 돌출되었다가 다시 수복되어 몸 안 즉, 총배설강 안으로 들어가면서 총배설강이 닫히는데 지방계는 복부 및 내장 지방 등으로 인해 수란관 회복이 잘 안되거나 더디게 진행되며 총배설강이 늦게 닫히게 된다. 이 때 공격성이 강한 닭은 이 붉은 점막조직을 놓치지 않고 쪼게 되는데 공격을 받은 닭은 총배설강 주변에 창서를 입거나 수란관을 다치게 되고 이것이 지속적이고 방치되면 결국 폐사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지방계는 닭이 공격할 수 있는, 카니발리즘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로 육성기 때 지방계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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