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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농가와 약속 지킨 농협사료의 돋보인 결단

 

신정훈<본지부장>

 

“축산농가와의 신의를 저버릴 수 없다.” 지난주(11월 9~15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 소재 농협사료 본사의 분위기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에 배합사료 가격 인상(할인 중단)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농협사료 임직원들은 치열한 논쟁 끝에 결국 지난 13일 오후, 환율과 상관없는 결단을 내렸다. 가격인상은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채형석 사장을 비롯한 농협사료 임직원, 그리고 농협사료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농협축산경제(대표 이기수) 관계자들이 이번 결론을 도출한 배경에는 축산농가의 신뢰가 농협사료의 근간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2월말까지 배합사료 가격할인이라는, 사실상 가격인하 조치를 해놓고 약속을 깨선 안 된다는 인식이 농협사료 임직원들의 저변에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농협사료 한 관계자는 “오죽하면 인상카드를 검토했겠냐. 그 만큼 경영상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의과정에서 신의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축산농가와의 약속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사료가격 인상카드는 없었던 일로 끝났지만, 농협사료 경영상황이 호전된 것은 아닌 셈이다.
농협사료는 지난해 12월 9일 2.2% 인하에 이어 올 들어 5월 28일부터 7월 31일까지 전 축종 평균 3.1% 가격할인, 8월 1일부터 연말까지 0.9% 추가할인, 총 6.2% 인하조치로 축산농가와 축종별 생산자단체의 박수를 받았다. 누구보다 선제적으로 가격정책을 주도해 전체 사료시장에 기준점도 제시했다는 평가도 얻었다.
당시 사료가격을 내릴 때는 해외원료가격도 고려됐지만 무엇보다 환율이 상당한 배경이 됐다. 원·달러 환율은 5월 28일 1,021.00원, 7월 25일 1,027.00원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5~6월 1,010원대를 보이면서 7월 2일 1,007.50원으로 1,010원 아래로 내려갔던 환율은 그러나 9~10월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번 가격인상 검토가 시작되기 전 11월 7일 1,093.50원, 11월 11일 1,096.60원 등 1,090원 대를 가볍게 뛰어넘더니 장중 한 때 1,100원 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18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99.50원이다.
단순하게 환율 추이만 봐도 배합사료 가격인상 요인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배합사료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농협사료가 적어도 연말까지 가격인상은 없다는 결단을 내렸다는 점이다. FTA 등 듣기 불편한 소식이 가득한 요즘, 축산농가와 신의를 지키겠다는 농협사료 임직원들이 왠지 듬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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