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영양적인 가치가 높은 식품으로 알려진 우유가 최근 부정적인 보도와 정보들이 확산되면서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각계 전문가들이 문제해결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긴급 토론회 ‘우유에 대한 오해와 진실 7가지’<관련기사 2859호 16면>의 주제발표와 토론 내용을 정리해 봤다.
“한국인 우유 섭취량 크게 부족…외국연구 결과 그대로 인용 자체가 오류”
>>주제발표
우유에 대한 오해와 진실 7가지=이정희 교수(경기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양교육전공)
1.우유 많이 마시면 암에 걸리나요?
A. 암 발생 위험 증가 근거 찾아볼 수 없어
젖소에서 우유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소 성장호르몬(rBGH)을 투여한 젖소의 우유 섭취로 인한 인체 내 IGF-1(인슐린 유사성장 인자) 농도 상승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rBGH를 투영한 젖소의 우유를 섭취한 성인의 경우 일부 연구에서 IGF가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신뢰하기 어렵다. 또한, 두유를 섭취한 성인에게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더군다나 국내에서는 rBGH를 급여하는 젖소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국내에서 우유 섭취로 인한 암 발생 위험 증가에 대한 근거는 불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2.우유가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나요?
A. 특이반응 극소수…전체적 섭취제한 어불성설
소수의 사람에게서 우유 알레르기로 인한 아토피 피부염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우유 뿐 아니라 식품 알레르기로 인한 주된 원인식품은 계란, 우유, 대두 등 다양하다.
극소소의 어린이에게서 우유 알레르기로 인한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우유의 영양학적인 가치를 고려해 볼 때 우유 알레르기가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까지 우유를 제한하는 것은 안 된다고 판단된다.
3.우유가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나요?
A. 어린이 성장·뼈 발달에 필수 식품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우유 섭취량은 성장장애의 위험인자로 보기 어렵다. 패스트푸드 및 탄산음료 등의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과잉섭취가 비만 및 성조숙증의 원인으로 작용해 성장장애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우유의 칼슘 및 단백질을 어린이의 성장 및 뼈 발달에 필수적인 식품이므로 어린이는 하루에 우유 2잔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우유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없나요?
A. 골밀도 상승·골절 예방 효과 과학적 입증
대다수의 연구에서 우유 및 칼슘의 섭취는 골밀도 상승, 골다공증 및 골절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구국가에서 진행된 소수의 연구에서 우유의 과잉섭취가 골다공증 및 골절 예방 효과가 없음을 발표했고, 이는 단백질의 과잉섭취가 뼈를 약화시키는 가능성을 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국민들의 육류 단백질 섭취수준을 고려해 볼 때 우유 및 육류 위주의 고단백질 섭취로 인한 뼈의 약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5.우유를 세잔 이상 마시면 사망위험이 높아지나요?
A. 단백질 섭취과다 서구 식문화 연구서 기인
스웨덴의 한 연구에서 우유3잔 이상 섭취 시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본 연구 대상자들의 평균 우유 섭취량은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우유섭취량의 3배 이상이다. 또한, 스웨덴 인들은 지방 및 육류 단백질의 섭취량이 높아 본 연구결과를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또한, 이 연구 또한 우유 섭취가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고, 추가적인 연구와 보완을 통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내용들이 걸러지지 않고 우리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알려지고 국민들이 우유 섭취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되면서 국민 건강 증진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6.임신 중 우유를 많이 마시면 아기에게 아연이 결핍되나요?
A. ‘철농도 감소’를 잘못 해석…명백한 오보
임신부의 우유 과잉섭취가 아기의 아연 결핍증을 유발한다는 모자대상 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임산부가 우유 3잔 이상 섭취 시 신생아 저장 ‘철농도 감소’를 ‘아연 결핍증 유발’로 틀리게 해석해 보도한 것으로 이는 명백한 오보다.
7.우유에 항생제가 들어있나요?
A. 잔류허용기준 도입…엄격관리로 안전
우리나라 우유에 항생제가 들어있을 수는 있으나, 사람에게 안전한 일일 섭취허용량을 근거로 잔류 허용기준을 도입하여 엄격하게 우유의 식품안전관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봐야 한다. 사람이 일생동안 섭취해도 유해하지 않고 안전한 일일 섭취허용량을 근거로 잔류 허용기준을 도입하고 있고, 항생제 잔류허용 기준 이상 검출 시 해당 우유 전량을 폐기하는 엄격한 식품 안전 관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을 것 같다. 종합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우유 및 칼슘의 섭취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고, 어린이와 청소년은 매일 2컵 이상, 성인과 노인은 매일 우유1컵의 섭취를 권장해 국민 건강을 증진해야 한다.
>>토론
▲김주현 교수(동서울대학 호텔외식조리과)=우유의 단백질은 활용도가 매우 높다. 또한 우유는 칼슘 섭취에 있어 더 없이 유용한 식품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식품임에 틀림없다.
단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우유에 함유된 유지방이다. 우유의 지방은 포화지방산의 함유량이 높아 심혈관계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저지방 우유를 섭취하면서 균형 잡힌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유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획일적인 우유 공급정책에서 벗어나 국민의 건강증진 차원에서 우유섭취 방법에 대한 연구와 영양교육방법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김정현 교수(배재대학교 가정교육과)=우유를 포함하여 어떤 식품도 오로지 그 음식만을 섭취해서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그렇지만 단일 식품으로서 특별한 사례와 특수한 상황인 것을 제외하고는 우유는 전 생애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영유아와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성인과 중년기 이후 특히 중년 여성의 건강 그리고 건강한 노년을 위해 우유의 섭취는 매우 중요하므로 올바른 우유 섭취행동을 인식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교육과 더불어 이를 실천에 옮기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오상우 교수(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가정의학과)=최근 스웨덴의 연구결과를 인용한 기사는 대상이 어떤 사람이냐에 대해 봐야 한다. 세상 어느 식품이건 과해서 좋은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우유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스웨덴 사람들에 비해 우유 및 유제품 섭취량이 1/3에 불과하다. 이런 기준을 놓고 생각해보면 이들의 연구결과를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없을 뿐 더러 의학적인 근거가 불충분한 연구결과로 인해 우리가 우유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이동호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식생활의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질병도 점차 서구화되고 있다. 향후 식생활의 변화에 따라 분명 우유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수준에서 우유에 대한 오해로 인해 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아직 섭취권장량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과잉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무엇이든 너무 과한 것은 좋은 않은 부작용을 낳게 돼 있다.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좋은 식품이라 할지라도 우유 역시 다르지 않다. 단 우리 식생활 변화에 따라 우유를 어떻게 먹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 나가야 할 필요는 있다.
▲박태균 회장(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우유에 대한 자극적 내용들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증거가 부족하고 위험성을 크게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세상에 완벽한 식품은 없다. 우유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가 웰빙 식품이라고 믿는 김치에도 약점은 있다. 현재 우리 국민들은 우유를 너무 적게 먹는다. 나이들수록 섭취량이 적어진다. 심지어 학교 급식으로 제공되는 우유를 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우유에 대한 부정적 연구결과들이 쏟아져 우유가 더욱 구석에 몰리고 있다.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는 우유의 장단점을 정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의 토론이 이런 오해를 풀고 우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기대한다.
▲황선옥 부회장(소비자시민모임)=이런 논란에 대해 급하게 이런 저런 자료를 근거로 논란을 잠재우고 괜찮으니 먹어도 된다가 아니라 최악의 조건을 고려해 생산자, 전문가, 소비자, 정부가 함께 분석 검토해야 한다. 소비자가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생산자가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현재의 과학 수준에서 전문가의 의견이 상이 할 경우 소비자는 위해하다는 의견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소비가 위축된다. 우유섭취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섭취 방법, 주의할 점에 대해서 더 많은 홍보와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