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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중국의 낙농 앞에 선 한국낙농(上)

세계수준 급성장…한국 낙농 위협

  • 등록 2015.05.08 10:18:45

 

이만재 원장(사)한국낙농유가공기술원)

 

‘중국낙농 빅 데이터’에 의하면 2013년 중국의 일인당 연간 우유, 유제품의 소비량은 약25kg이고 총 소비 유제품의 시가 총액은 중국 현지가격기준 한화로 약50조원에 이른다. 중국인들이 현재 한국 사람들만큼 유제품을 소비한다면 약130조원쯤 될 것이다.
지난 4월 22일 흑룡강성 하얼빈에서 개최된 중국국제낙농박람회 현지에서 취재한 자료와 정보에 의하면 이 지역의 대규모 목장의 305일 우군평균 산유량이 7천kg을 넘어섰고 체세포수도 20만 이하, 세균수도 5만 이하다. 이정도면 한국의 생산성이나 위생 유질의 수준에 거의 따라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거대한 우유시장과 대량생산 기반이 세계시장을 향하여 꿈틀대고 있음이 확연하다.
중국 낙농의 기반은 내몽고, 흑룡강성을 중심으로 한 만주, 그리고 청진과 북경을 끼고 있는 하북성 일대에 가장 집중되어 있다. 전체 중국 우유의 절반(49.4%)이 이 지역에서 생산되고 대규모 목장도 이 지역에 몰려있다.
과거 일본이 소규모 낙농 위주인 소위 수전낙농 정책을 규모화, 즉 7.7.7.낙농정책으로 전환하는 과정, 또는 한국의 낙농이 지난 10여 년 동안 급격하게 진행되어 온 대규모화 낙농생산기반의 진화 양상과 흡사하게 중국에서는 2008년 멜라민 사건 이후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대규모화, 전업적 기업형 낙농생산 기반으로 급속도로 진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낙농의 입장에서 본다면 만주, 특히 흑룡강성의 낙농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곳에서는 이미 상당부분 규모화가 진행되었고 앞으로도 불원 5만두이상 15만두 규모의 낙농목장, 소위 메가 팜(Mega-Farm)의 건설이 현재 여기저기서 추진되고 있다. 한국 전체 젖소의 절반가량이 한 목장에서 사육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지역은 광활하고 비옥한 대지와 서늘한 기후, 풍부한 사료자원과 노동력이 제공되고 젖소의 사육환경으로는 더 할 나위 없이 쾌적한 곳이다. 광활한 만주벌판은 향후 세계 최대의 우유 생산지대로 자리매김 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지구상에서는 지난 100여 년간 미국의 콘 벨트지역이자 우유생산 본거지인 미네소타-위스콘신 지역, 오세아니아 지역, 유럽지역, 일본의 북해도가 생산성이 높은 현대적 낙농지대로서 군림해 왔지만 불원 흑룡강 성을 주축으로 한 만주의 낙농이 그 지역들을 압도하게 될 것이다. 동해로, 유라시아 철도로 세계를 향한 유제품의 수출은 누구도 감당하지 못할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수도 있다.
이미 이 지역에는 세계 최대 유제품 생산, 수출사인 뉴질랜드의 폰테라가 자리 잡고 우유를 생산하고 있고 네덜란드의 유수한 낙농기술전문 자문기관들이 이미 낙농 기술자훈련업무를 개시하고 있다. 한국의 한 사료업체도 이 지역과 하북성을 관장하는 기술지도 서비스를 활발하게 전개하여 중국 정부로부터 우수 선진낙농업체로 지정받아 거래하는 농가의 낙농 생산성과 위생수준을 한국 이상으로 올려놓고 있다.
한국은 시유가 수입 자동승인품목(AA)으로 되어있다. 불원 개통될 유라시아철도가 개통되면 FTA와 무관하게 흑룡강성의 프리미엄급의 값싼 시유가 서울로 한나절이면 도착하여 풀리게 될 수 있다. 중국 우주비행사에 우유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중견유업체인 위엔텐란 유업은 한국의 기술자문을 받아 최고의 품질로 프리미엄 우유를 생산해서 한국으로 수출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소비자들이 중국산 우유를 신뢰하지 않고 외면할 것을 예견하여 한국 기술자들이 한국과 같은 유질로 만든 최상급우유를 반값에 드린다는 선전으로 접근 할 지도 모른다. 이미 상당 수준의 한국 기술자들이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낙농은 이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세계는 지금 중국이 아니더라도 모든 지역에서 우유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EU유제품의 러시아 수출 중단, EU의 쿼터 제도 철폐, 과잉 생산된 원유 등의 원인으로 세계낙농업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도 이제 쿼터 제도가 철폐될 위기를 맞고 있다. 유럽처럼 쿼터 제도 보다 더 엄격한 원유의 자유거래 시장이 가능 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판국에 흑룡강성과 하북성의 우유가 한국시장을 파고든다면 세계 최고가의 원유로 버텨온 한국의 낙농은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우리는 이 문제를 진지하고 심각하게 그 타결 책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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