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기고>보호장막 없는 무한경쟁…‘혁신’ 만이 살 길

중국의 낙농 앞에 선 한국낙농(下)

  • 등록 2015.05.13 10:27:23

 

이만재 원장((사)한국낙농유가공기술원)

 

한국의 낙농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초까지는 우유의 생산기반과 농가소득 증대라는 국가의 정책적 대명제아래 생산농가 보호수단의 원유가격제도를 시행해왔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는 위생과 성분품질기준에 의한 원유가격제도로 변화되어 왔지만 아직은 기준가격을 생산기반 보호수단의 성격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미국, EU 등과 이미 FTA를 체결한 한국정부는 분유류와 버터 등 일부 유제품에 대한 관세보호는 하고 있지만 이는 농가들의 반발을 무마할 수준일 뿐 정책적으로는 이미 낙농생산 기반을 포기한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FTA를 체결한 이들 나라에 제공될 할당량만 해도 얼마 안가서 우리나라 우유시장을 넘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낙농은 이미 정부의 보호로부터 눈에 보이지 않게 벗어나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70년대 낙농가들의 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세배 정도는 되어야 낙농생산기반이 유지 될 것이라는 유럽 국가 특히 스위스의 정책기조를 본 따서 원유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추진해 왔다.
365일 쉬지 않고 일하는 낙농가들의 노고를 덜기 위해 헬파 제도를 도입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밤을 새며 검정사업에 몰두하고 정부지원으로 TMR공장도 세웠다. 그리해서 한국의 낙농은 생산성과 원유의 위생수준 품질을 세계 최고수준에 이르게 노력 해 왔다.
이제부터는 낙농경영 혁신으로 세계 우유시장에서 가격경쟁 할 차례다.
과거 70년대 후반 일본이 7.7.7.낙농정책을 제기할 무렵 일본의 우유가격은 100엔을 웃도는 세계 최고의 가격이었다. 그 세 개의 7중 하나가 우유가격을 70엔으로 30% 낮추자는 운동이었다. 나머지 두 개는 산유량 7천kg, 우군규모 착유우 70두였다. 그 뒤 일본낙농은 이를 실현하였고 원가 면에서는 한국을 이길 수 있었다. 그래서 한 때는 북해도 우유를 한국으로 수출하는 전략을 세우고 시장조사단을 한국에 파견하기도 한 바 있다.
한국 낙농이 이제 곧 경쟁해야 할 상대는 중국낙농이다.
현재 한국의 우유가격으로는 턱없는 경쟁자로 몰락 할 수밖에 없다. 낙농가들이 이 말을 들으면 화가 날 터이지만 이것은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고 사실이다. 누구를 탓 할 것인가? 정부? 낙농조합? 낙농단체? 학자들? 유가공업체들? 아무도 아니다. 낙농가 자신들이다. 일본의 7.7.7.낙농 정책도 낙농가와 학자들이 함께 토론한 결론이었다. 머리띠 두르고 국회 앞마당에서 단식하고 길거리를 헤매며 유가인상을 외쳐대도 이젠 허공의 메아리 일 수밖에 없다. 정치가들이 입막음으로 사탕을 몇 개 줄 수도 있겠지만 냉엄한 세계시장에 내동댕이쳐진 한국 낙농의 시름을 달랠 수 있을까? 농축산부 관료들도, 국회 농축산위원들도, 조합장들도, 몇 안 되는 학자들도, 유업체들도 아무도 세계시장의 도도한 물결을 막을 자는 없다.  
세계의 낙농정책들은 이미 과거 생산기반 유지 기조로부터 자유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고 이미 상당이 완성되고 있다. EU의 쿼터제도가 지난 달 철폐되고, 영국의 낙농진흥회인 MMB도 없어진지 오래고 호주도 원유가격을 시장가격으로 자유화 한지 10년이 넘는다.
중국도 2008년부터 정부가 조정한 가격제도를 없애고 생산기반을 규모화, 기업화하면서 가격의 자유경쟁체계로 전환하였고 소규모 경쟁력 없는 낙농가들이 줄도산 사태를 맞고 있다.
이런 판국에 낙농생산기반을 유지할 기조가 없어진 정부로부터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낙농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낙농가 스스로 다이어트 운동을 하든지 특화된 목장으로 변신하는 길 밖에 없어 보인다.
<끝>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