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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우 송아지 경매시장, 바꿔 봅시다

  • 등록 2015.05.15 10:39:41

 

장 선 식 한우연구소 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몇 주 전 홍천에서 번식우를 키우는 농가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박사님 어떻게 하면 송아지를 잘 키울 수 있나요?”, “네? 무슨 말씀이시죠?”, “이곳 송아지 경매시장은 6,7개월령 수송아지가 200㎏를 넘지 못하면 계속 유찰되는 통에 번식우 농가가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게요 6,7개월 령이면 160~180㎏가 정상이고 많아야 190㎏를 넘기 힘든데요. 저희야 그렇게 키우는 연구를 해본 적이 없으니 뭐라고 말씀 드릴게 없습니다만, 제가 듣기로는 일부 농가에서 돼지사료나 비싼 어린 송아지 사료를 원래 이유 때까지만 먹이는데 육성기까지 먹인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정말 그렇게 하면 될까요?”, “제가 안해봐서 뭐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라고 어정쩡하게 이야기하고 통화를 마쳤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송아지도 체형이 동글동글하면서 털 빛깔이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는 놈이 고가에 잘 팔리는 모양이다. 물론 지역마다 송아지를 보는 눈이 차이가 있겠지만, 이후 양평에서 농민강의를 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니 경매시장에 나오는 송아지의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간다는데 무척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원래 소는 풀을 먹고 크는 짐승이다. 사람이 좀 더 빨리 키우고 많은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 에너지가가 높은 곡물사료(농후사료)를 먹이는 것이다. 이 농후사료를 어려서부터 너무 많이 먹이게 되면 골격과 근육이 채 자라기도 전에 지방만 키우는 꼴이 된다. 원래 대략 3개월령 이유 후 송아지를 제대로 키우려면 농후사료를 체중의 2%미만으로 급여하다가 6개월령 육성비육은 체중의 1.5%정도로 급여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송아지가 배고파하는데, 이를 양질의 목건초로 채워주면 반추위와 간을 강건하게 해주므로 비육중기 이후 본격적으로 농후사료를 많이 섭취해도 꾸준하게 10㎏내외로 사료섭취량이 줄지 않아 출하체중이 최소 750㎏ 이상으로 잘 비육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송아지를 키우면 적어도 12개월령까지 다소 야윈 듯 꺼칠하게 보이지만 이는 정상이고, 오히려 골격과 반추위가 발달하여 아주 건강한 비육밑소가 된다. 온갖 기름지고 비싼 사료를 급여하여 키운 송아지는 급여하는 사료의 에너지가 많아 남는 부분이 지방세포에 쌓이게 되는데 여기에도 순서가 있다. 가장 먼저 축적되는 지방은 신장을 둘러싸는 신지방, 소장을 비롯한 장기 주위에 쌓이는 내장지방, 등지방이라고도 하는 피하지방, 등심근육 주위에 뭉쳐지는 근간지방, 마지막에 근내지방의 순으로 축적되는데 이런 지방이 점점 많아지면서 털까지 윤기 나게 하는 것이다.
육성기에 지방이 많이 축적되면 먼저 반추위와 간이 빨리 손상되어 24개월령 이전에 사료섭취량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피하지방이 발달하면서 등심근육의 발달을 저해시킨다. 2014년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등급판정 통계를 보면 거세우의 등심 단면적은 92.9㎠로, 만약 농가에서 출하한 거세우의 등심단면적이 평균치에 못 미치면 육성기에 과다한 사료급여를 의심해야 한다. 그리고 이 시기에 축적된 지방은 성성숙기인 10개월령까지 세포의 숫자가 늘어나는데 성성숙이 지나면서 그 부피가 무한대로 늘어나므로 육량C등급이 나오는 원인을 제공한다.
이처럼 경매가를 더 받기 위해 보기 좋게 키워진 송아지는 나비효과처럼 출하에도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송아지를 구매하는 농민은 동글동글하고 털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송아지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양질의 조사료와 적절한 농후사료를 급여하여 자질이 우수하고 건강한 송아지를 좋은 가격으로 많이 찾게 되면 당연히 송아지를 생산하는 번식우 농가도 무리해서 크게 키우려는 고민 없이 정성스럽게 키워 출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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