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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돼지고기 맛의 비밀

  • 등록 2015.06.12 10:02:32

 

정영철 대표((주)정피엔씨연구소)

 

돼지고기 맛에 영향을 주는 요인의 특성을 표현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맛 품질(eating qual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지금까지 많이 알려진 맛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주로 육색, 마블링 스코어, 수분을 함축하는 능력인 보수성 또는 72시간 후의 수분 손실량(드립로스), 기계로 절단하는 힘을 측정해 산출하는 전단력(연도) 등이다.
그중 마블링과 고기 부드러움과의 상관관계 연구가 많이 발표되었는데 마블링(근내지방)이 많을수록 연도는 높아진다(상관도(r)=0.3~0.35).
그러나 근내지방이 많다고 맛이 비례적으로 좋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근내지방도 외에 다른 요인들이 맛에 영향을 줄 뿐만아니라 근내지방의 지방산의 종류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쇠고기의 경우 맛을 결정하는 요인 중 마블링이 차지하는 영향은 12~14% 정도이다(Jeremiah, 1990). 현재 돼지의 국가별 품종별 등심 근내지방 비율을 보면 덴마크 등 유럽산은 1~1.5%, 미국산은 2~3%, 일본의 3품종 비육돈은 2.5%, 최고급 돈육으로 알려진 Tokyo-X는 5% 수준이다.
참고로 일본 화우 등심의 근내지방 비율은 평균 25% 전후이고 등급 높은 화우는 40% 이상이며 최고급은 50%가 넘는다. 그러나 외관상 지방 비율이 높은 육류는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러한 것을 감안하면 돼지 등심의 물리적 최대 수치는 5% 수준으로 간주되고 있다.
최근 일본은 화우등심 근내지방의 굵기가 세밀하게 분포되고 올레인산 지방산 비율이 55%이상인 것을 프리미엄 급으로 분류하는 움직임이 있다.
돼지고기 맛 품질 3대요인은 맛, 풍미, 육질의 조직감 등이다. 맛과 풍미는 화학적 특성이고 조직감은 물리적 특성으로 구분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느끼는 맛은 이 두가지 특성의 종합적 평가로 간주된다. 맛있는 돼지고기의 판정은 생육을 측정해 가열된 고기맛을 결정하는 어려움이 있다.
한편, 사람이 느끼는 맛은 입과 코를 통해 감지된다.
혀에는 맛을 느끼는 세포인 미뢰(맛봉오리)가 일반적으로 4천~1만개가 있어서 다섯가지 기본 맛인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을 감지하는데 주로 단백질의 아미노산 종류에 따라서 맛이 달라진다.
코를 통해서 풍미를 감지하는 것은 음식 내의 휘발성 지방산의 종류에 따라서 맛의 선호도를 결정한다. 미뢰 세포의 숫자는 어릴 때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세 전후에 최고치를 보인 후 점차 줄어들어 80세가 되면 4천개 정도가 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맛있는 음식에 덜 민감해지면서 식욕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단백질의 아미노산 중 글루타민 산은 감칠맛, 글라이신과 알라닌, 세린과 트레오닌은 단맛, 알지닌과 아스파라긴은 쓴맛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Raura 와 Fedo, 2009).
한편, 코를 통한 풍미 요인은 육류 내 포화지방산인 팔미틴산, 스테아린산 등의 비율이 높으면 고기가 덜 부드럽고 텁텁한 납같은 맛을,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 리놀렌산 등의 비율이 높아지면 고기가 부드러우면서 매끈매끈하고 단맛을 느끼게 한다. 현재 육류관련 학자들의 연구과제는 품종에 따른 육류 내 감칠맛(우마미)과 단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과 핵산(IMP)의 비율, 육류 내 지방산의 품종별 차이와 유전적 특성과 그 비율 통제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올레인산과 리놀렌산의 유전력은 60~70%로 높다. 왜 제주도와 철원 돼지고기는 맛이 있는가? 돼지고기 맛의 비밀을 이야기하기에는 우리의 지식이 아직 많이 모자란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나 더 큰 과제는 맛있는 돼지고기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알리느냐 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무작정 마블링이 높다고, 글루타민 아미노산이 높아서 맛있는 고기라고 주장하기에는 설득력이 약하다.
돼지고기를 단맛, 감칠맛, 짠맛, 쓴맛, 신맛으로 분해해서 수치화하고 맛있는 돼지고기의 다섯 가지 맛의 비율을 확정해 맛지수(100점 만점)로 표현할 수는 없을까?
더 나아가서 돼지고기 원산지와 맛의 지수를 전문가인 제 3자가 판정하게 하고 소비자에게 알리는 방법은 없을까? 널리 알려진 와인 소믈리에와 같은 포크 소믈리에 시스템을 도입 할 수는 없을까? 다행히 농림축산식품부는 돼지고기 맛의 요인을 결정하고 맛있는 돼지고기를 생산하고 홍보하기 위한 연구를 2014년도에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을 통해 출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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