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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항생제 오남용, 또 다른 ‘메르스’ 부를 수도

  • 등록 2015.06.19 09:57:54

 

박용호 교수(서울대 수의과대학)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6/15, 월) 서울삼성병원이 부분 폐쇄 (shutdown)를 선언하였다. 긴박한 병원내 감염 (nosocomial infection) 이나 전염위험이 있을 때 극단적으로 이루어지는 처방이다.
‘병 고치려고 병원에 갔다가 병을 얻어온다’ 라는 말이 바로 이러한 병원내 감염 가능성을 내포한 말이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실제로 많은 경우가 병원에서 감염되기도 한다. 문제는 사전 예방 관리와 시스템 구축이다. 아무리 효율적이고 신속한 사후 관리가 이루어 진다해도 이는 결국 사건이 터진후 진행하는 소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는 일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단지 사람 병을 다루는 인체병원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급속히 늘어나는 반려견의 숫자는 반려동물병원 수의 증가와 함께 효과적인 환자 (감염 또는 몸이 아픈 동물) 관리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세계동물보호기구인 OIE 에서 사람과 동물을 오가며 전염과 감염을 일으키는 소위 인수공통질병 (Zoonosis)은 사람 감염병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바이러스 (Ebolavirus), 동남아와 우리나라 그리고 미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HPAI), 여전히 박멸되지 않고 있는 광견병 (Rabies), 브루셀라병 등이 대표적이다. 더욱이 동물병원에서 사용하는 많은 종류의 약품들이 인체병원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황에서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소위 ‘수퍼박테리아’의 빈번한 검출이 이를 직간접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수퍼박테리아에 의한 동물이나 사람으로의 전파 우려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산업동물에 사용하는 사료첨가 항균제제 (AGP: Antimicrobial Growth Promoter)는 선진 축산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낮추거나 사용을 우리나라에서도 아예 금지 시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도사리고 있다. 질병 예방용이나 증체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료첨가 항균제제 사용의 금지로 치료제제의 사용은 오히려 증가하여 플록사실린 계통과 제3세대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동물은 물론 반려동물병원에서의 무분별하게 오남용되고 있는 항생제 사용은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환축은 물론 의사, 수의사, 간호사 및 보호자들까지도 병원내 감염이나 수퍼박테리아에 노출되는 치명적인 헛점을 유발하게된다. 실제로 이와같은 위험성은 선진국을 비롯한 전세계 인체 및 동물병원 에 대한 모니터링과 역학조사 결과, 사실인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미국에서 38개의 대학병원급 동물병원 (Veterinary Teaching Hospital) 을 조사해 본 결과 31개의 병원 (31/38; 82%)에서 병원내감염이 2회 이상 발생하였으며 이 들 중 특히 수퍼박테리아 MRSA 감염은 13개 병원 (13/31: 42%)에서 확인되었으며, 38개 조사 병원 중 12개 병원 (12/38: 32%) 은 질병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폐쇄조치 한 적이 있다고 한다. 특히 절반인 19개 병원 (19/38: 50%) 에서는 동물과 사람을 넘나드는 인수공통감염으로 확인되었다. 1996년 미국 미시건대학 말 임상병원에서는 살모넬라의 병원내 감염으로 내원한 고가의 말 138마리 중 18마리가 감염되어 이 중 8마리 (8/18; 44%)가 폐사하여 병원 폐쇄조치가 이루어진 바 있다.
1994년 호주 퀸스랜드주의 브리즈번의 종마장에서는 박쥐에 의한 핸드라바이러스 (Hendravirus)로 인해 경마장을 shutdown 하여 말 산업 전체가 마비된 바도 있다.
이와 같이 대학동물병원이나 대소형 동물병원도 메르스 환자 감염으로 폐쇄한 삼성병원과 같이 병원내 감염 우려 가능성으로 인한 shutdown 된 예가 많으며 앞으로도 그러한 위험성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첫째, 제 3자에 의한 병원내 감염우려가 있는 감염병에 대한 주기적이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감시체제가 수립되어야한다. 둘째로, 무엇보다도 동물병원 근무자 (수의사, 간호사, 전문기사)는 물론 내왕하는 보호자와 환자에 대한 소독과 예방 수칙을 철저히 이행하는 노력과 관리가 필요하다. 셋째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내 감염이 발생하였을때는 위험정도를 가늠하는 단계별 위험도를 설정하고 이에따른 시행 매뉴얼을 작성, 연습하며 실제 상황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므로써 감염병의 전파를 최소화하고 최단 시일에 감염병을 차단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시하고 소홀하기 쉬운 기본 위생 수칙부터 올바르고 정직하게 실천해 나가야한다. 손씻기는 물론, 사용한 일회용 주사바늘은 절단후 소독 콘테이너에 수집하여야 하며, 수술용 장갑을 비롯한 의료용기에 대한 각별한 주의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최근에는 일부 간호사들의 장식손톱을 통한 오염 및 감염이 손세척 후에도 빈번히 일어난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발생하는 메르스는 단지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 아닌 우리 자신에 너무도 가깝게 와있을지 모르는 동물 병원내감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인체병원에서 많은 감염자와 사망까지 몰고간 메르스는 우리들 자신의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준수 할 때 비로소 그 위험성과 전파 가능성은 수그러지고 우리의 곁을 떠나갈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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