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논단>반란을 준비하는 정육점들

  • 등록 2015.08.21 10:29:01

 

정구용 교수(상지대)

 

이제 정육점은 고기만 썰어 팔아서 이윤을 얻기는 힘들어 졌다. 그 이유는 대형 백화점, 유통센터 및 마트의 박리다매의 판매요인과 5만여 개의 우후죽순처럼 신고만 하면 영업허가를 주어 축산물을 판매 할 수 있게 하는 현행제도에 그 문제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 정육점은 고기를 단순히 썰어서 판매하면서도 지속적인 이윤추구가 가능하였던 것은 유교사상이 깃든 동양에서는 식육과 관련된 직업은 보통 일반적 직업과는 차별화(?)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대 및 현대사회를 거치며, 동물성 단백질의 절대적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맛과 향의 절대적 위치는 부유의 상징으로 점차 소비변화에 따른 즐거움이 높아지며 육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정육점은 지난 20여년 동안 단순히(?) 고기를 썰어 파는 직업으로 유지되었으며, 국내 축산물의 품질적 고급화 과정을 거치며, 특히 냉동육 위주에서 냉장육 중심으로, 국거리 문화에서 구이형 문화로 바뀌면서 육질에 대한 선호도가 지금의 형태인 고급화로 변화 되었다. 이와 같은 식생활의 변화는 국민들이 선호하는 선호부위(구이, 찜용)와 비선호 부위(저지방육, 고단백육)로 극명히 나뉘어졌고 정육점도 지육으로 원료육을 구입하여 골발과 정형과정을 거치며 발생하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부위육의 부족분과 소비자가 기피하는 비선호 부위육의 잔여육 처리에 항상 골치 아파하였다.
이와 같은 소비자 니즈변화는 모자라는 국내산 선호부위육의 경우 가격이 높아져 일부 업소의 경우 수입육을 둔갑 판매하는 실정에 이르렀고, 비선호 부위육의 남는 정육(앞다리, 뒷다리육)은 그 사용 방법과 용도를 찾지 못하여 더욱 싸지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었다. 이에 정부는 해결책으로 정육점을 식당형태로 변화시키는 등의 정책과 더불어 국내산 축산물의 보호육성을 위하여 신토불이 정책을 실시하여 국내산 축산물의 소비를 극대화 하였으나, 지육 전체가 다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소비되는 선순환적인 유통구조의 결과는 달성하지 못하였다. 이에 2013년 말 당시의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그 해결책을 찾고, 그리고 산학연이 고심의 작품으로 만든 업종이 100여년의 식육점을 변형시킨 지금의 식육즉석판매가공업(메쯔거라이)이다.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은 가히 식육점의 반란이라 할 수 있는 목적과 기능을 갖고 있으며, 특히 국내산 축산물의 저지방 부위 소비 활성화와 축산물 유통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시작되었고,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인 정육점이 영세한 소형 점포임을 고려, 적은 투자로 다양한 식육가공품 제조기술을 보급하여 저지방 부위 매출확대와 국내산 축산물, 특히 한돈산업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은 기존 정육점에서 판매하던 정육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사계절에 생산되는 신선한 야채와 허브약재를 첨가하여 양념육은 물론, 간편하게 먹을수 있는 테이크 아웃 형태의 육가공 제품(돈가스, 떡갈비, 족발, 소세지, 햄)도 가공하여 판매 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 이와 같은 형태의 신개념 정육점은 신선한 정육과 국내산 야채 등의 부재료와 우리가 매일 접하는 향신료 및 외국의 고급향신료 등을 사용하여 신선하면서도 건강을 지향하고 소비자 기호도가 높은 저염제품과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으며, 발색제 및 증량제를 사용하지 않아 유통기간이 짧으면서 가공이 편리한 다양한 제품형태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형태이다. 이 업종은 업주가 식육은 물론, 가공기술을 습득하였을 경우, 축산물위생관리법의 한도 내에서 마음껏 가공기술과 메뉴의 창의력을 발휘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식품문화의 끼를 발산할수 있는 식육 판매의 변형이다.
이제 이 업종의 발전 몫은 교육계와 산업계로 넘어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육가공업계가 힘을 합쳐 그동안 수차례 시도하였어도 성사되지 못하였던 희망의 새로운 업종을 어렵게 20여년 만에 창조한 이상, 성실한 경영컨설팅 교육훈련과 창조적 가내수공업 판매형태로 발전시켜 우리나라 식육유통의 큰 발전을 이륙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정부, 산업체, 대학, 연구소에서는 신개념의 정육점(메쯔거라이)을 올바르게 발전시키고 우리나라 고유의 식문화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하여는 모두 단합하여 공동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은 선진 외국의 경우 현대적 의미의 가공기술을 배우고 익힌후, 가내수공업 형태로 발전시켜, 보통 3~4대의 걸쳐 전통 장인기술을 이어가는 식육 및 가공판매업 형태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소형 매장 눈높이에 맞춰 소형 설비로 좁은 매장에서 적용할수 있는 육가공 제조과정 기술교육과 반복 숙달교육과정을 통하여 판매장에 적용 함으로써 근본적으로는 소기업 또는 가내수공업 형태의 중소생산 제조 산업으로 발전 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의 발전을 위하여 그동안 보조사업으로 매뉴얼 개발 제작사업을 완성하였으며, 또한 올해부터 5년동안 컨설팅 수진업체를 선정하여 500여개의 정육점을 개조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경영 컨설팅 지원을 위한 사업자 선정평가가 진행중에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영업장의 크기(대, 중, 소)에 따른 구분과 매장 설계 및 생산 운영에 대한 매뉴얼 부분으로 나뉘며, 이는 다시 인테리어, 가공판매설비, 제품제조 및 즉석조리, 생산관리, 매장운영 및 마케팅 부분으로 분야별 매뉴얼이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와 육가공협회가 공동으로 제작한 이 매뉴얼을 기초로 컨설팅 사업자가 선정되어 경영컨설팅 교육을 실시하면 참여한 수진업체의 경우 창업이나 업종변경이 수월하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때, 경영컨설팅의 내용과 범위가 현장 적용형 이어야 하며, 신설매장의 성공노하우가 결합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경영컨설팅의 성공을 위하여는, 경영컨설팅의 객관성 및 사업자 선정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여야 하며, 한 예로 컨설팅 내실 강화를 위한 전문성 있는 교육기관에서 제조이론 및 실습과 식육 및 육가공품 품질 · 위생 · 안전 등에 대한 기초교육을 실시하고, 집합교육을 통하여 교육생 상호간, 동질성 회복 및 원활한 소통을 통한 전국적인 인적 네트워크 구성으로 추후 식육즉석판매 가공업이 활성화 할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는 그동안 90년대 초 개교이래 여러 어려움을 경험한 식육가공 전문기술 교육기관을 활용할수도 있으며, 이경우 특히 일반 업체의 경우보다 사업 부진시 교육기관 기능을 축소나 철회 등 위험요소를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사려된다.  
넷째, 그동안 산업계에서는 식육처리기능사 제도의 효율화를 꾸준히 제기하여 왔으며, 최근 식육가공기사 제도를 신설하면서 기술인, 기능인이 자긍심을 갖고 기술력을 향상시켜 활용하므로써, 소비자에게 올바른 제품을 제공할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후 가내수공업형태인 소상공인 육가공 산업과 산업체 육가공 산업이 서로 소비를 촉진시켜 윈-윈 발전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대국민 홍보, 광고, 교육 등은 영세가공업체나 산업체 육가공 산업에서도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그 중요성을 알리기에는 매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실정이고, 소비자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므로 정부는 이에 대한 적절한 종합정보센터를 설치하여 홍보와 광고 등을 지원하고 이를 평가하여 감독할 필요성이 있다고 사려된다.
상기와 같은 노력을 산학관연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감독할 경우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의 산업적 기반은 물론 기술도 향상 될것이고, 소비자는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지속적인 소비증가를 유지할 것이므로, 개방화 시대에 국내 축산물이 보호 육성 될수 있을것으로 사려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