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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농축산업의 6차 산업화와 계열화 사업

  • 등록 2015.10.30 10:49:08

 

정 문 성 전무(하림)

 

우리 농정의 화두는 단연 농축산업의 6차 산업화에 있다.
농업의 6차 산업화란 농민이 생산(1차 산업)하는 농산물을 바탕으로 제조, 가공(2차 산업), 유통, 판매, 서비스(3차 산업) 등이 상호 복합된 산업을 의미하고 있다. 특히 농업의 6차 산업화는 각 산업이 단순하게 결합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융합되었을 때(1차x2차x3차=6차 산업) 가장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 농축산업은 다수의 생산농가에서 생산한 상품을 다수의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완전경쟁시장 구조에 속해 있다. 그동안 1차 산업 수준에 머물고 있는 대다수의 농가 경우 제조, 가공, 유통, 서비스 등 2, 3차 산업 기능이 열악하여 항상 약자 편에 서야 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농업의 6차 산업화를 통해 찾아보자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관건은 농가 스스로 해결하기가 어려운 2, 3차 산업 기능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가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완성하는데 있어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이러한 역할을 협동조합에서 맡아주기를 희망하였지만 현재까지 그 역할이 매우 미약한 수준에 머물고 있어 새로운 대안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기술력과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민간기업을 유치하여 농업의 2, 3차 산업 기능을 완성하자는 제안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서 농민은 여전히 1차 산업을 맡게 되고 참여기업은 2, 3차 산업 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서로 시너지가 발생하여 농업의 6차 산업화를 단기간 내에 완성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참여기업이 1차 산업까지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걱정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방지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에서는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위해 아모레퍼시픽, 이마트 등 민간기업과 손을 잡고 차, 뷰티, 체험관광 분야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도내 대형마트 3곳에 6차산업 안테나 숍을 설치하여 지역 농축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에는 소규모 6차 산업화 인증사업자가 23개소에 달하고 있고 연말까지 50여 곳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농축산업의 6차 산업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1차 산업을 맡고 있는 농가의 소득이 안정적이어야 하며 소비자에게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통하여 지속가능한 산업이 되어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등 경쟁국의 농축산업계에 널리 확산되어 있는 계열화사업(Integration) 경우 민간기업인 계열회사가 협동조합과 시장경쟁을 통하여 농축산업의 6차 산업화를 정착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육계산업계를 중심으로 시작된 계열화사업(Integration)이 농민은 1차 산업, 계열회사는 2, 3차 산업 부문을 담당함으로써 실질적으로 6차 산업화를 완성하고 있다. 차제에 농축산업의 6차 산업화에 계열화사업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면밀한 평가 및 활용방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 육계산업은 계열화사업이 도입되기 전인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투기산업으로서 시세 폭락 시 야반도주하는 농가들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이는 수집, 가공, 유통 등 2, 3차 산업 능력이 부족한 개별 사육농가들이 산지 수집상, 유통업자들과의 거래관계에서 항상 약자 편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계열화사업 도입 이후 농가는 사육에만 전념하게 되면서 야반도주가 사라졌고 현재 육계 계약사육이 우리 농축산업 중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고 수익을 올리는 유망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94~95%의 육계 농가들이 계열회사와 계약사육을 통해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하림 경우 육계 계약농가 연평균 사육비가 2004년 농가당 6천6백만원에서 2014년 1억6천2백만원으로 10년 동안 9천6백만원 증가하였다. 2014년 경우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총 사육비 1억6천2백만원에서 제반 사육경비 약 6천만원을 제한 1억여원이 농가 순소득에 해당하고 있다.
전북 진안군 정천면에서 하림과 21년째 육계 계약사육을 하고 있는 A 농가(69세) 경우 육계사 5천600㎡(1천700여 평)에서 최근 4년간 평균 사육소득이 3억6천만원, 사육경비를 제외한 순 소득이 약 2억2천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 농가는 큰아들이 치과 의사, 둘째아들은 치 기공사로 성장하여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치 기공사인 둘째아들이 귀농하여 부모님을 도와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2세들이 부모님 농장을 물려받기 위하여 귀농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도시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에 비해 육계농장 사업이 보다 높은 소득을 보장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순천시 별량면 소재 B농가 (52세) 경우 그동안 조경사업 등 여러가지 사업을 하다 실패한 후 2011년 육계농장 사업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무창계사 2천㎡(600평) 소규모로 시작하였으나 예상보다 소득이 높게 나오자 2013년 계사를 3천600㎡(1천100평)으로 증축하여 2014년도에 연간 사육비 3억원, 순 소득 2억원을 달성했다. 농장신축 투자비는 70% 이상을 회사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하여 조달하였다. 또한 기업은행에서 25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C농가 (55세)는 2015년 5월 전남 함평군 대동면에 20억원을 투자하여 육계사 7천㎡(2천120평)를 신축하고 인생 제 2막을 시작하였다. 이 농가는 연간 순 소득 3억2천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사육농가 2세, 사업실패 경험자 그리고 퇴직한 도시인들이 육계사육을 위한 귀농 행렬에 속속 참여하고 있는 것은 육계산업이 이미 6차 산업화에 성공하였기 때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육계 사육농가들의 소득이 안정적이면서도 비교적 높은 소득을 유지하게 되자 자연 육계농장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림 경우 2007년 이후 2014년 까지 150농가에서 440동의 무창계사를 신축하였으며 총 투자비는 1천940억원에 달하고 있다. 육계농장 투자수익율은 본인 인건비 포함 14~15%에 달하고 있다.
육계 경우 협동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계열업체의 시장점유율이 3% 미만인 가운데 90% 이상을 민간기업에서 담당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들 민간기업이 육계산업의 6차 산업화를 완성시키는 데 핵심역할을 맡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 농축산업의 6차 산업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각 산업 별로 2, 3차 산업 기능을 담당할 실력 있는 민간 전문기업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실력이 있는 식품, 유통 전문기업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정책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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