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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식육가공품 발암성’ 발표와 그 대책

영양 풍부 식육가공품 발암 가능성에 기피돼서야

  • 등록 2015.11.06 10:51:28

 

진 구 복 교수(전남대학교 동물자원학부)

 

국내 섭취량, 암 발생 기준치 못미쳐

과다섭취 피하고 ‘균형식단’ 강조

 

지난달 26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CR)에서 ‘식육가공식품의 발암성’에 관한 발표가 보도되자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그것도 육제품을 암 발병률이 높은 제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가공육과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근거자료를 제시하지 않아 적지 않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발표로 육제품을 주식으로 하는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는 일제히 반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번 발표로 소비자들의 육가공품에 대한 소비감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식육가공분야의 전문가로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가능한 대책들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번 발표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육제품 제조시 첨가하는 첨가물 중에 특히 아질산염(NaNO2)의 위해성이다. 아질산염은 식육가공품에 첨가되어 맛과 풍미 및 발색을 나타내고, 보튤리늄과 같은 병원성 미생물을 저해시켜 저장성을 증진하기 때문에 약 100~150 mg/kg (ppm) 정도를 첨가하게 된다. 하지만 아질산염은 많이 섭취 할 경우 독성이 있어서 일일 허용섭취량(ADI)을 0.06mg/kg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미국 식약청(FDA)에서는 ‘일회 섭취량 및 섭취빈도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장기간 초과하지 않으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발표하였다. 이번에 WHO 발표에 의하면 “식육가공품을 매일 50g이상 섭취할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암 발생률이 18%정도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는데 이는 식육가공품을 일정량 이상을 주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발암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하루에 섭취하는 평균 식육가공품이 12g 내외임을 감안하면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더욱이 아질산염은 질산염형태로 과실류에도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타액에도 매일 생성된다는 점에서 유독 식육가공품에 첨가되는 아질산염에만 그 위해성을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육가공품에 잔존하는 아질산염의 함량을 조절해야하는 이유는 가공공정 중에 생성 될 수 있는 발암물질이다. 식육가공품 제조시 첨가한 아질산염은 다양한 형태로 반응을 일으키며 분해되어 첨가량의 약 10~20%가 잔존하게 되는데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이 바로 식육가공품에 잔존하는 아질산염이다. 이 잔존 아질산염은 단백질분해에 의하여 생성된 아민과 결합하여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을 생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잔존아질산염이 많을수록 아민과 반응하여 니트로사민을 만드는 확률은 당연히 높아지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미국과 달리 첨가량(156 mg/kg, ppm)이 아니라 잔존 아질산염의 함량을 70 mg/kg(ppm)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식육가공품에 잔존하는 아질산염의 함량이 평균 30mg/kg(ppm)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잔존 아질산염 허용기준을 낮출 필요가 있겠다. 아니면 어린이들이나 아질산염에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아질산염 저감제품이나 첨가하지 않은 화이트 소시지의 개발을 권장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가공공정중 니트로사민이 생성되는 조건은 일반적인 육제품의 가열조건보다 높은 온도로 가열하는 제품에서 생성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었으며 니트로사민의 발암 가능성은 10 ug/kg(ppb) 이상을 주기적으로 섭취해야 나타난다고 보고되었다. 최근에 보고된 국내 식육가공품 속의 니트로사민 함량이 기준치 이하의 극히 미량이 검출된 것을 보면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렇다고 하더라고 식육가공업체에서는 주기적으로 자체 분석자료를 가지고 제어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든 식품에는 양면성이 있다. 다시 말하면 일방적으로 좋거나 또는 무조건 나쁜 식품은 없다. 식육가공품의 대표적인 햄, 소시지는 맛과 영양이 우수하고, 특히 우리 몸에서 만들 수 없는 필수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하는 고급단백질이며 철분과 같은 무기물과 비타민이 풍부한 고급식품이다. 그리고 암이 발생하는 원인도 단순히 특정 식품섭취에 기인하다기보다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운동부족, 좋지 못한 외부 환경 등에 장기간 노출되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식육가공품에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발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육가공품 자체를 기피한다는 것은 영양적으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다만 WHO의 발표문은 유럽이나 미국과 같이 ‘주기적으로 과다한 식육가공품을 섭취할 경우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이지 아예 먹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아울러 건강을 위하여 육제품의 과다 섭취보다는 곡물, 과일, 채소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있는 식단의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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