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NSP 항체양성 농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괴담’이 양돈현장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대부분 구제역 바이러스의 감염이 없더라도 NSP 항체가 검출될수 있다는 내용이어서 양돈농가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감염 없어도 나올수 있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발생지역과 인접지역 양돈장에 대해서는 백신의 보강접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번식돈이나 종돈에 대해서는 기피하는 농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접종이 수차례 걸쳐 이뤄지면서 NSP항체가 검출되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한 양돈농가는 “얼마전 단 한 마리의 모돈에서 NSP항체가 검출됐다. 하지만 항원은 나오지도 않았고, 두 번째 확인검사에서는 아예 NSP 항체가 검출되지도 않았다”며 “가까운 수의사들로부터 백신접종이 반복된 가축에서 NSP 항체가 나올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문제가 된 개체를 확인해 보니 7번이나 백신접종이 이뤄진 개체였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백신 제조사측은 가압실험을 통해 반복접종시 NSP 항체가 검출될수 있음을 이미 밝혀왔다.
주목할 것은 소나 염소 등 반추가축에서만 그 사례가 확인됐을 뿐 돼지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시각.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하고 있다.
◆진단킷트따라 달라진다
현재 NSP 항체검사에는 메디안 다이노스틱(Median Dinostic)과 바이오노트(Bio Note) 두가지 제품이 활용되고 있다. 전자의 경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후자는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쉽게 말하면 바이오노트 제품으로 검사가 이뤄질 경우 NSP 항체 검출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보니 양돈농가들 사이에서는 “줄을 잘못서면 뒤집어 쓸 수도 있다”는 시각이 만연해 있다. 진단키트의 선택은 어디까지나 검사기관 자율인 만큼 농장 소재지는 물론 검사시기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릴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틀린말은 아니다.
실제로 동일 가검물에 대해 각기 다른 판정이 나온 사례가 속출하면서 지난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도 지적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차 양성개체에 대해 반드시 다른 제품으로 2차 확인검사를 실시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일선 검사기관을 대상으로 연간 2회 이상 진단키트 사용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한 정도관리 등으로 정확히 NSP 검사가 이뤄지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따라서 지난해 감사 지적 이후에는 진단키트에 따라 검사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특혜시비의 우려로 인해 특정제품의 사용까지 정부가 지정하기는 어려운 상황. 결국 민감도가 강한 제품을 1차 검사에 사용하는 지자체 관할 지역의 농가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불안감을 완전히 지울 수 없는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양축농가들이 기술적인 부분이나 기관사이에 이뤄지고 있는 정책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만큼 이들의 불안감이 해소될수 있도록 방역당국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와 설명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정책수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는 농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선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