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천년 동안 주식의 자리를 지켜왔던 쌀을 중심으로 하는 탄수화물식량이 육류를 중심으로 하는 단백질 식량으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을 보면 지난 1980년 132kg이던 것이 2001년 89kg으로 20여년 사이에 32.5% 격감하였고 우리 식탁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6%로 낮아져 主食으로서의 가치를 잃어 가고 있다. 반면 육류 소비량은 1980년 11.35kg에서 2000년에는 31.9kg으로 무려 281%가 증가하여 축산물이 쌀을 대신하여 主食의 자리를 이어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WTO 체제 출범 이후 농산물도 예외 없이 국가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제 우리농업의 사활은 국제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경쟁국들에 비해 5배 이상 생산비가 높은 쌀 등 곡물생산에 국내 농지의 대부분을 할애하여 왔고 특히 쌀 경우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생산은 오히려 계속 증가하여 현재 쌀 재고량이 누적되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축산물, 특히 닭 돼지의 경우 생산비가 경쟁국의 1.5배 이내에 근접하고 있어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육성정책을 펴게 되면 충분히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수출산업으로까지 발전할 수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농업경영구조를 현재의 소규모의 다수농가에서 네델란드등 농업 선진국 처럼 대규모의 소수 농기업형태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중에 있는 통합경영시스템을 축산업 전반에 도입하여 축산업을 원료육 생산에 그치는 단순한 1차산업에서 종합식품산업인 3차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미국 육계산업 경우 현재 육계농가가 3만여호에 달하지만 50여개의 계열업체와 100% 계약하에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육계산업은 3만호의 육계농가가 아니라 50여개의 계열업체가 철저한 시장경쟁에 의해 값이 싸면서도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여 공급함으로써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정부에서 축산업의 국제경쟁력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각종 규제의 완화 및 제도를 개선해주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축산업이 농업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정작 현행 농지법에서는 유독 축사에 대해서만 농업용 시설로 인정하지 않고 공장과 같은 일반 건물로 취급하여 농지전용 등 까다로운 인허가절차를 거치도록 규제함으로써 사실상 축사신축을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결과 축산업의 경쟁력제고에 있어 핵심사항인 우수한 설비를 갖춘 축사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되어 바로 이 부분이 우리 축산업의 생산성향상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처럼 농업경영 구조조정과 함께 각종 규제 및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주게 되면 현재보다 30% 이상의 코스트 절감이 가능해져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는 세계 최대 농산물 수입국가인 일본과 21세기 최대 농산물 소비시장이 될 중국을 이웃에 두고 있으므로 경쟁력 있는 품목 위주로 수출지향적인 농업을 전개하게 되면 네덜란드와 같이 세계적인 농축산물 수출국가로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날의 농업은 식품산업이며 소득이 올라가면서 소비자들의 식량소비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식량을 생산하는 기반인 농지 역시 소비자의 니드에 맞추어 변화해야 현재와 같이 쌀은 남고 고기는 부족해서 수입하는 모순이 생기지 않게 된다. 현재 우리 식량시장이 탄수화물식량에서 단백질식량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농지 이용 역시 경종농업은 줄이고 축산은 많이 늘리는 것이 시장의 논리에 맞는 정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