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돼지고기 시장이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한 현상이 일어나며 내년 돼지값 전망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지 돼지값이 30만원대를 육박하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는가 하면 99년 이후 가장 많은 돼지고기가 수입됐고, 특히 최근에는 그동안 삼겹살이나 목살에 밀려 수출이 아니면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부위인 후지, 등심 등이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이 같은 예측불허의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우선 타 축종에서 발생한 질병과 경기침체가 육류소비를 크게 위축시키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난 반면 각종 소모성 질병으로 인해 돼지 출하두수가 크게 감소, 공급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사상 유래없이 높았던 돈가로 인해 삼겹살 값이 크게 오르면서 돼지고기 수입도 크게 증가한데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다. 또한 육가공업계에 따르면 추석이후 삼겹살 소비는 크게 줄어든 반면, 가정용으로 많이 소비되는 양념육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도 당분간 이같은 현상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년 추석이후 큰폭으로 하락했던 돼지값이 올해는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후지 등이 물량부족으로 인해 유통가격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3천5백원대에서 형성되면서 돼지값 하락을 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돼지고기 수출입 양상도 변하고 있다. 올해 국내 돼지값이 크게 오르면서 8월말 현재 7만3천여톤이 수입됐는데 이는 돼지고기 수입이 가장 많았던 지난 2000년 14만톤이 수입된 이후 최고치 이다. 이에 비해 제주산의 대일 수출이 재개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통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출물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는데, 8월말 현재 1천4백톤에 3백34만불이 수출돼 수출이 가장 적었던 2002년의 동기간 보다 적은 수치다. 하지만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높은 돈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다. 그 이유로 우선 돼지고기와 경합할수 있는 미국산 쇠고기 재개가 예상되며 국내 돼지 사육두수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경우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이 위주의 식생활 패턴이 일시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시말해 구이위주의 돼지고기 소비문화가 아직까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경우 언제든지 삼겹살 소비 위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돈업계 관계자들은 수출중단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양돈농가들이 모처럼만에 활기를 띤 한해였다며 장기적으로 양돈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시장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양돈자조금 등을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양돈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양돈농가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영 Lhyoung@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