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사육 두수 증가가 한우 산업 발전의 위기인가, 기회인가. 최근 한육우 사육두수가 1백66만여두를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송아지 생산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자 한우 업계는 벌써부터 장래 한우 가격 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이를 한우 암소번식기반 확충의 기회를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농경연에서 발표한 가축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한육우의 전체사육두수는 166만7천두로 집계됐다. 이중 가임 암소는 70만5천두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연말에는 170만두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2년 146만1천두와 2003년 146만4천두였던 것과 비교해 볼 때 한우 사육두수가 20여만두 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02년 한우 사육두수가 최저를 기록했을 때 한우 암소의 두수가 60만두 선을 위협받았음을 상기해 보면 최근의 이 같은 증가세는 한우 산업의 장래를 관측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하겠다. 우선 이러한 한우 사육두수 증가세를 두고 소값 폭락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그동안 경험에 비추어 최근의 가격으로 입식된 송아지가 출하할 쯤에는 소값이 떨어질 것이 뻔하다며 송아지 입식과 관련, 신중한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침체된 경기가 쉽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축된 소비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소 사육두수 증가는 과잉을 유발하고 이는 소값 폭락으로 이어져 한우 사육농가들이 또한번 골탕을 먹을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한우 업계에는 이 같은 부정적인 전망보다는 최근의 소 사육두수 증가를 소 사육기반 확충의 호기로 보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한우협회 관계자는“한우사육 두수가 점진적으로 증가되고 있다는 것은 한우업계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라며,“사육기반 확충으로 한우값이 안정세를 찾고, 이후 음식점원산지표시제 등을 통해 유통질서를 확립한다면 미국산이 들어와도 한우는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품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북 정읍에서 번식우를 사육하고 있는 정태호씨는 “최근 1∼2년 사이 송아지의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농가들의 번식의향이 높아진 것과 함께 사육기술이 향상되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과거 30%이상을 웃돌던 송아지 폐사율이 최근 들어서는 대부분의 농가가 10% 미만의 폐사율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그동안 농가들의 사육기술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한우핵군육종연구회의 이근수회장은 “한우개량에 관심이 있었던 농가들에게는 지금이 바로 우량암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적기”라며, “한우의 전체적 기반이 넓어지면서 우수한 형질의 한우를 구할 수 있는 기회도 그만큼 많아 평소 개량에 관심이 있었던 농가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최근의 소 사육두수 증가가 한우 업계에 위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기회가 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한우인들의 판단에 달려있다 하겠다. 이동일 dilee@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