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업계가 강도 높은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깊은 수렁에서 힘겨워하고 있다. 오리 종계·부화업계는 최근 장기불황 탈출을 위해 11월부터 12월까지 두달간 새끼 오리 생산물량의 50%를 감축키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두 달간 생산되는 종란의 예상물량 2백30만개 중 1백만개 이상이 이미 폐기됐고, 나머지 물량도 곧 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업계는 2000년 이후 급격한 사육수수 증가로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 2001년부터 업계의 합의하에 종란 감축이 이뤄져왔다. 그러나 감축물량이 생산량의 30%를 넘지 않았던 전례와는 달리 올해에는 생산량의 50%라는 엄청난 양을 폐기하며 뼈를 깎는 자구책에 나서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오리협회 돕기에 나섰다. 수급위 자금을 투입해 라디오 방송과 TV 자막광고 등 언론매체를 통한 오리고기 홍보에 들어간 것. 또한 오는 15일에는 명동에서 소비촉진 캠페인까지 벌인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일회성 행사로 현재 오리업계가 처한 상황이 낳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리고기라는 음식이 외식을 통한 소비가 대부분인데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전체 오리고기 요리점의 30% 가까이가 문을 닫아 그 판로가 막힌 상태에서 장기불황으로 인해 좀처럼 소비가 되살아날 기미조차 안보이기 때문이다. 오리협회 조문규 사무국장은 “오리고기가 맛과 건강식품으로서의 홍보가 절실한 만큼 방송과 언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정부도 정책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오리업계 회생에 근본적인 지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유병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