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양계산업은 장기불황을 탈출하리라는 당초예상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산업자체 기반붕괴라는 불안한 기운까지 감돌기도 했다. 그러나 민·관이 하나가 되어 조류인플루엔자 퇴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결과 전 세계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조류인플루엔자 조기퇴치에 앞장설 수 있었다. 정부의 각 기관과 기업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나서 닭고기 먹기 운동에 나섰고 가금산물 생산자들은 지난 7월 명동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고 안전한 축산물 생산에 전념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양계협회 계육협회 오리협회 등 각 가금관련단체장들이 지난 2월 가금인플루엔자 피해자에게 최대 20억원까지 보상하는 배상책임 보험계약 체결까지 하는 등 눈물나는 자구노력에 나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육계산업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던 양계업계가 온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다시 정상을 되찾았다. 특히 올 복경기는 사상 최고였다는 평가도 내려지고 있다. 극심한 불경기와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육계 계열사들의 경영난도 이번 복경기로 되살아났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이처럼 올해의 육계산업이 외형적으로는 호황을 맞이한 것처럼 보이고 있으나 금년 여름 무더위에 따른 생산성 저하, 사료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품질 저하 등으로 실질적인 농가 소득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일반 사육농가 중 kg당 1천8백원의 고가에 출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본 농가가 있을 정도로 어려움이 컷 던 것도 사실이다. 계열사측도 복 경기 내내 2천원이라는 육계가격이 장기간 형성됨에 따라 큰 이익을 남겼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고가의 육계가격으로 인한 소비자가격상승으로 소비가 둔화되고 경기 침체와 맞물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연말과 올 초에 국내 굴지의 닭·오리 계열업체인 화인코리아와 체리부로가 부도처리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조류인플루엔자와 극심함 경제침체가 맞물려 닭고기 소비가 예년보다 많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부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닭값이 유지되었던 이유는 생산량감소와 더불어 닭고기 수입이 대폭 줄어든 것이 큰 요인일 것이다. 올해 11월까지 닭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보다 약 74% 감소한 1만9천8백20톤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로 냉동비축량도 전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고 일부 인기 있는 부분육을 중심으로는 오랫동안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기도 하다. 또한 올해는 업계의 자율적인 감축노력으로 사육수수 안정화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 채란산업 올해는 여러 가지 악재 속에서도 계란가격이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며 유래없는 고난가 행진을 지속한 해로 요약할 수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후 개당 77원(서울지역 특란기준)까지 떨어졌던 계란값이 회복세를 거듭해 지난 7월 22일 1백22원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거듭해 10월 중순에는 1백45원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년여의 긴 불황과 조류인플루엔자발생이라는 재앙으로 산업자체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연 초의 분위기와는 전혀 상반되게 이렇게 호경기를 맞이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을 꼽을 수가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종계감축 효과일 것이다. 2002년부터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에 허덕이던 산란종계업자들이 산란종계의 입추수를 줄여 병아리 생산이 감소하면서 계란생산에 가담하는 계군이 줄어든 것이다. 또한 지난해 말 발생한 HPAI로 대규모 산란계군이 살처분됨에 따라 부산을 비롯한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계란공급 부족현상이 일어나면서 전체적인 난가상승을 부추기기도 했다. 계란 가격 강세의 또 다른 배경은 큰 폭의 사료값 상승에서 기인됐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국제곡물가격과 해상운송비가 대폭 인상된 상황에서 세 차례에 걸친 사료값의 인상은 육계도 마찬가지이지만 산란업계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지난 3월에는 때 아닌 폭설과 금년 여름의 폭염도 계란 생산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일 것이다. 그러나 계란가격의 초강세가 지속되면서 강제 환우도 급격히 확산시켰다. 높은 병아리 값과 고난가에 대한 기대심리로 농가들이 노계도태를 사실상 중단하다 시피하면서 올초 2백원에도 거래가 안되던 노계가격도 수당 7~8백원을 호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계육가공 전문업체들은 일시 휴업에 들어가거나 문을 닫는 업체들도 속속들이 생겨나는 등 문제점이 들어나기도 했다. 이에따라 두세번씩 시행하는 환우계군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좀처럼 사육수수 조절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가들도 노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한다. 노계는 일종의 폐계로서 지나치게 가격동향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가 상실됐다고 판단될 때에는 출하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