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기를 너무 많이 먹고 있는가? 이제 우유와 계란을 더 많이 마시고, 먹을 필요가 없는가? 일부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은 막연하게 축산물 소비가 너무 많음을 지적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채식주의자들의 극단적인 육류 기피 현상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육류와 우유, 계란 소비 수준을 선진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우리의 축산물 소비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균형있는 식단’이란 측면에서도 축산물의 소비는 더욱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우리 국민의 곡류, 축산물 등 식량 소비량 변화와 함께 이중 축산물의 소비 변화 등을 알아본다. 또한 이 같은 식품 소비량을 선진 외국과도 비교해 본다. ◇ 선진 외국과 축산물 소비량 비고 지난 2003년 기준,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의 국민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가 ▲쇠고기(지육) 8.1kg ▲돼지고기(지육) 17.3kg ▲닭고기(정육) 7.9kg으로, 일본의 ▲쇠고기 10.4kg ▲돼지고기 18.6kg▲닭고기 14.4kg과 비교할 때 돼지고기 소비는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르고 있으나 쇠고기와 닭고기는 일본에 비해 소비량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육류 소비 수준을 미국과 비교할 때는 더욱 떨어진다. 즉 미국의 경우 ▲쇠고기 42kg ▲돼지고기 30.5kg ▲닭고기 42.6kg으로, 쇠고기와 닭고기는 무려 34kg의 차이가 난다. 미국이 우리보다 5배를 더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돼지고기는 미국이 13kg을 더 소비하고 있다. 우유 음용유 소비량도 우리나라가 1인당 35.4kg인데 비해 일본은 39.2kg으로 3.8kg을 더 소비하고 있으며 미국은 더욱 많아 우리나라보다 50kg이나 많은 85.5kg을 소비하고 있다. 계란도 우리나라는 1인당 193개인데 비해 일본 393개, 미국 293개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 주요 국가별 식품별 에너지 공급량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대만의 주요 식품별 에너지 공급량 변화를 보면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주요 식품, 즉 곡류, 육류, 계란, 우유, 어패류 등의 에너지 공급 비율 변화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74년과 2001년 사이 ▲곡류는 73,1%에서 49.9%로 ▲육류는 1.5%에서 7%로 ▲계란은 0,6%에서 1.4%로 ▲우유는 0.2%에서 1.4%로 ▲어패류는 2.0%에서 3.4%로 변화됐다. 일본의 경우 ▲곡류는 46.9%에서 41.8%로 ▲육류는 3.6%에서 6.6%로 ▲계란은 2.3%에서 3.0%로 ▲우유는 3.0%에서 4.1%로 ▲어패류는 9.3%%에서 13.5%로 변화됐다. 또 미국의 경우 ▲곡류는 18%에서 24%로 ▲육류는 19.6%에서 12.4%로 ▲계란은 1.9%에서 1.0%로 ▲우유는 10.5%에서 14.7%로 ▲어패류는 0,7%에서 0.8%로 변화됐다. 이 같은 국가별 식품별 에너지 공급량 비율 변화의 특징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곡류가 23.3%포인트나 줄어든 반면 육류가 5.5%포인트가 늘어났다. 또 일본의 경우는 큰 변화는 없었으나 곡류가 5.1%포인트 줄어든 대신 어패류가 4.2%포인트, 육류가 3%포인트 늘어났다. 미국의 경우는 육류가 7.2%포인트 줄어든 대신 곡류가 6%포인트 늘어난 반면 곡류가 6%포인트, 우유가 4.2%포인트가 각각 늘어났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에너지 공급원이 여전히 곡류 중심이기는 하지만 육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본은 어패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큰 가운데 곡류가 약간 줄어든 대신 육류는 약간 늘어났다. 또 미국은 우리나라와 반대로 육류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대신 곡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졌다. 특히 미국은 육류보다 우유를 통한 에너지 공급량이 많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결국 이 같은 국가별 식품별 에너지 공급량 변화는 식문화가 서구화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육류, 우유, 계란 등 축산물 소비는 더욱 늘어나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축산물 소비 아직 부족하다 이상 선진 외국과 축산물 소비량 비교와 식품별 에너지 공급량 비율에서도 우리나라의 축산물 소비량은 선진 외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육류 소비가 5배나 많은 미국의 식생활과 직접 비교, 육류를 덜 먹어야 한다고 강변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균형있는 영양 섭취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우리 고교생 5명중 1명이 헌혈 부적격”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하고 있다. 즉 올해초부터 7월말까지 전국 1천91개 고등학교의 고교생 헌혈지원자 65만5천207명 가운데 헌혈 부적격자수는 14만9천156명으로 전체의 22.8%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중 48.5%인 7만2천374명이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사, 영양불균형으로 인한저비중(빈혈) 판정을 받아 헌혈 부적격자로 분류됐으며, 40.1%인 5만9천507명이 저체중과 혈압, 각종 질환 등을 이유로 헌혈을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우리가 축산물 소비를 마냥 기피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다. 적어도 자라나는 어린이나 청소년이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줘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장지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