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했던대로 2004년도 우리나라 배합사료 생산량은 감소추세를 보여 2004년 11월 현재 사료협회에서 집계한 지난해 11월 현재 우리나라 배합사료 총 생산량은 1천3백40만2천6백18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3.1 % 감소 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2004년도 배합사료 생산량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전년동기 대비 5.4% 증가한 비육우용 사료를 제외하고는 양계용이 2.5%, 양돈용이 4.1%, 낙농용이 5.9% 기타용 사료가 19.2%씩 각각 감소하였다. 지난 수년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수준을 유지해왔던 양돈업이 2003년 이래 질병과 불황의 여파로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수입자유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던 비육우용 사료는 최근 몇 년동안의 고가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양돈과 마찬가지로 조류인플루엔자등 각종 질병과 수요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양계용 사료 생산량은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하반기 이후 양계산물 가격의 회복에 힘입어 소폭 감소에 그쳤다. □김치영 부장(한국사료협회) ■배합사료 수급전망 2005년도 배합사료 생산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도 침체일로에 있는 국내 내수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축산물 소비가 다소 늘어난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축산물 수요 증가분은 수입으로 대체되어 나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료가격이 안정세로 들어서고 환율하락으로 인해 사료업계의 사업환경이 호전되면서 11월에 4% 내외의 배합사료 가격인하를 하였고, 12월 들어서도 농협을 비롯한 일부 사료회사들이 4~6%의 추가적인 가격인하를 선행함으로써 추후 다시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배합사료 가격인상이란 부메랑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2005년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선임시세가 불투명하고 아직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 배합사료 가격안정과 생산증가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양축가들은 장기적인 저곡가 추세로인해 비교적 안정적인 사료가격의 바탕 위에서 축산을 영위해 왔으나 2004년 상반기이후 급등한 원료가격과 선임시세의 폭등은 지난해 두 차례나 배합사료 가격인상을 불가피하게 했고, 하반기 이후 다시 안정세를 보여 주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불안요인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이같은 공급 불안정 추세가 지속되어 지리라 보여진다. 이 때문에 아직은 사료업계에서도 내년도의 축산 및 사료업계의 여건이 크게 개선되리라 낙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여건들을 종합해 볼 때 2005년도 배합사료 생산량은 수요측면에선 축산물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공급측면에서 환율과 선임등의 불안요인과 일부 사료용 소맥등의 공급증가 등으로 원료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인한 호재와 악재가 혼재된 가운데 양축농민들의 사육심리를 위축시켜 배합사료 생산은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는 일본형 패턴의 배합사료 정체국면을 보이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2005년도 역시 사료생산이나 축산업 자체의 양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축산물의 제값 받기를 통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과잉생산을 피해가며 질적 향상을 추구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점차 배합사료 생산 감소폭이 둔화되고 있고, 축산물 가격도 지속적으로 호황국면을 나타내고 있어서 다소간의 위안이 되고 있다. 한편 2000년부터 생우와 쇠고기 수입이 자유화되고 축산 및 사료산업이 정체기로 접어들자 그동안의 사료 및 축산 정책은 국내산업의 보호를 전제로한 것이었으나 이제부터라도 개방화시대에 걸맞는 축산 및 사료정책의 개선이 있어야 된다는 업계의 요구도 높다. 즉 과거 국내농업 보호논리하에 유지되어 왔던 고율관세제도에서 벗어나 모든 원료를 일본과 같이 무세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금년부터 저율관세로 전환된 사료용 완두콩(Feed Pea)과 마찬가지로 전지대두(Full Fat Soybean)도 사료업계에서 마음대로 수입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제도개선 요구가 높다. 따라서 2005년의 배합사료산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생산량이 정체되고 가격면에서도 낙관할 수 없는 만큼 사료회사들은 구매와 생산현장에서 생산비 절감노력을 해나가는 한편 제도개선을 통한 사료비 절감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양축농민들도 이같은 여건을 잘 감안하여 지나친 입식을 피하고 적정 생산량을 유지하여 2004년과 마찬가지로 축산물 제값받기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배합사료 가격전망 지난해 상반기부터 배합사료 업계는 사료원료 가격의 상승과 함께 해상운임이 급등, 배합사료 생산원가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상반기에만 두차례나 배합사료 가격을 인상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지난해 상반기에만 두 차례나 배합사료 가격이 상승하게 된 배경을 보면 지난해말 이후 세계 사료곡물 수급동향이 예년에 비해 전체적인 생산량은 증가하였으나 국내 소비 등 총 소비량의 증가로 인해 생산증가율이 소비증가율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재고 및 재고비율이 크게 떨어져 국제 곡물가격을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사료곡물의 수급불균형과 함께 지난 10여년 동안 안정세를 보여왔던 해상운임이 폭등하면서 이로인해 외국에서 수입되는 곡물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였다. 이같은 해상 선박운임(freight)의 상승은 전례없던 일로 중국의 경기호전으로 철광석 석탄등 원자재 수요가 중국으로 집중되고 있으나 선박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었다. 이같은 이유로인해 국내 사료제조업체의 원료구매가격이 2003년 평균수입가격에 비해 원료에 따라 30%~75%까지 상승하기에 이르렀고, 제조비용중 원재료비 비중도 85%에 이르는 등 사료생산 비용이 크게 증가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원료가격과 선임상승으로 인해 배합사료 업계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상반기에는 축산물 가격도 하락하여 농가로부터 사료대금 회수마저 잘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사료업계의 분위기는 비관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03년까지만해도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환율 하락으로인해 일부 배합사료 상승 요인은 상쇄시켜 나갈 수가 있었지만 2004년의 상반기엔 환차익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4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급등세를 보여왔던 원료가격과 선임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환율도 안정을 찾음에 따라 배합사료 가격은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긴 하였으나 배합사료 원가의 주종을 이루는 옥수수가격은 여전히 톤당 160불대를 넘어갈만큼 높은 가격을 유지하였다. 그리고 국제곡물가격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이후 구매된 고가 원료들이 하반기에 들어서도 완전이 소진되지 않음에 따라 배합사료 가격인하는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양축농가들로부터 배합사료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주장이 거셌으나 사실상 하반기 이후부터는 필드에서 사료회사들간에 할인판매가 이루어졌고, 11월 들어서면서부터는 4% 내외의 공식적인 배합사료 가격을 인하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하반기 이후에는 예기치 않았던 우리나라의 원화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환율이 떨어지자 물량감소로 고전하던 사료업계의 수익성도 호전되기에 이르렀고, 이로인해 12월들어 농협을 필두로 4~6%의 추가적인 가격인하가 가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처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 사료업계의 환경이 다소 호전되고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배합사료의 물량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아직도 곡물가격을 비롯한 선임시세가 불안한 국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2005년도 배합사료 가격은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하긴 하겠지만 장기적으론 불투명한 실정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사료곡물은 농산물의 특성상 수급불안정으로 인한 문제가 단기간에 개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국제 사료원료 가격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해상운임의 경우도 향후 수년간 중국이 지속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 지금과 같은 사료원료 가격의 강세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료 가격 안정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환율이 앞으로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 하락이 너무 과도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수출산업의 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가 환율방어에 나설 경우 오히려 환율상승으로 반전되어 배합사료 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이미 사료업계의 일각에서는 2005년도 이후의 환율 상승에 대비하여 사료업계에서도 서들러 가격안정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