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농장화재로 인해 총 7동의 육계사 가운데 5동이 전소되는 피해을 입었던 로뎀농장의 박만성씨(전남 함평군 대동읍 강운리). 그는 지난해 6월 웬만한 농장들도 선뜻 결정하기 힘든 정부의 ‘친환경축산직불제 사업’ 동참 직후 6만수에 달하던 육계사육규모를 5만수로 대폭 줄였다. 가뜩이나 화재에 따른 휴유증으로 인해 지금도 적지 않은 부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만큼 의무사항도 아닌데다 어떤 강압도 없는 직불사업 참여가 주위사람들로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박만성씨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 명료하다 “원래 친환경축산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더욱이 살아있는 생명을 다루는 사업인 만큼 현실적인 제약으로 완벽히 실현할 수는 없지만 가급적이면 자연에 가깝게, 또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자연에서 먼저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박씨 부부는 오래전부터 제초제 등에 오염되지 않은 인근 야산에서 솔잎추출물과 유자 등을 채취, 이를 발효시켜 항생제를 대체해 왔다. 잠시 중단한 상태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강과 깻묵, 버섯 등으로 자체사료를 만들어 전체 급여량의 30% 정도를 충당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체 발효시킨 쑥을 활용, 일부 전문업체에서 생산되는 항생제 대체제와 함께 급여함으로써 질병치료에 두드러진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고. 이러한 자신감에 직불사업을 계기로 25일령 이후에 항생제 투여는 "꿈도 꾸지 않고 있다"는게 박만성 대표의 설명. 물론 사육규모 감축은 로뎀농장에 직간접적으로 적지않은 경제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출감소 뿐 만아니라 계분수요가 많은 친환경농업 지역에 위치, 그동안 고정수익화 돼 왔던 계분판매량도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겨울철 연료비 부담이 증가한데다 계사바닥에 깔아줄 왕겨구입비는 예전과 다를 바 상황이다. 하지만 박만성씨는 결코 걱정하거나 친환경축산에 대한 의지 또한 결코 위축되지 않고 있다. “수익감소분을 완전히 보전하지는 못하는 수준이지만 평당사육규모를 줄이면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 3~4일여 출하일령을 앞당겼으며 사료비와 함께 각종 약품비도 더욱 줄일수 있었다”는 그는 “무엇보다 예전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대형 수출닭 사육까지 바라볼수 있게 됐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특히 수출닭 사육이 안되더라도 생산성이 대폭 향상, 7회전까지 농장가동이 가능하게 되는 등 장기적인 시각에서 친환경축산 직불사업이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게 박씨의 지론이다. 더욱이 지난해 10월부터 (주)하림의 이종길 고문으로부터 직접 농장 전반에 걸친 지도 관리를 받음으로써 도 양압식 환기시스템 도입 및 니쁠 설치 등 축사시설 개선에서부터 차량소독조 설치와 계사앞 나무벌목은 물론 계분까지 소독하는 철저한 방역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 로뎀농장의 변화는 이미 농장곳곳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이에 박만성 대표가 조심스럽게 펼쳐보이는 또다른 ‘꿈’이 전혀 무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성적의 농장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