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4시반:짙은 어둠이 모든 것을 덮고 있지만 유독 환한 불빛은 내고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광천우 시장이었다. 우시장입구에는 이른 새벽부터 소를 차에 싣고 온 차량과 소를 사가려는 빈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개장을 앞둔 우시장은 소를 내리는 농가들의 움직임으로 부산했고, △5시:일찍부터 흥정을 시작하는 사람들과 뒤늦게 도착해 급히 소를 내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우시장은 더욱 분주하고 시끄러웠다. 그 시간에 이들에게서 산지 소값에 대한 불안감이나 소비부진에 대한 걱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약간의 긴장감, 기대감과 함께 얼굴에는 오히려 생기가 돌았다. △6시반:소를 팔기 위해 장에 나온 농가 한 명을 만났다. 그에게 현장에서 느끼는 산지 소값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는“인터넷이나 기관에서 나오는 자료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보름 사이에 가격이 10만원이상 떨어지고, 그 나마 다 팔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경우도 지난 장보다 kg당 200원 이상 싼 가격에 팔았다고 밝혔다. △7시:장은 거의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이곳 관리를 담당하는 홍성축협 조석영 과장을 만났다. 그는 평소 200두 내외 시장에 나오던 것이 최근 1달 사이 갑자기 늘어났다고 말했다. 보통 설을 앞두고 물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많아지면서 반대로 수요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출하가 늦어진 소들까지 시장으로 몰리면서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8시:날이 완전히 밝고 난 후에야 우시장은 폐장됐다. 이날 시장에 나온 소는 모두 320두. 거래두수는 290두로 이날도 30두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이른 새벽 활기로 가득하던 우시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 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2년간 애지중지키운 소를 헐값에 넘긴 한우농가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이동일 dilee@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