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개화기간 다소 늘었지만 저온현상·잦은 비바람 영향
올해 아까시벌꿀 생산량은 풍작이었던 지난 2019년 대비 26.4% 수준에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은 농촌진흥청과 한국양봉협회, 한국양봉농협 등이 전국 12개 지역 전업 36개 농가의 올해 아까시벌꿀 채밀량을 조사한 결과다.
작황 부진 이유로는 아까시나무꽃 개화기간 저온현상과 강한 비바람이 동반되면서, 생력 저하와 채밀 기간 잦은 강우로 꿀벌 활동 부진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종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에 직격탄을 맞은 양봉업은 큰 위기에 놓여 있다. 최대 흉작을 기록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천연꿀 생산량이 2년 연속 급감한 탓에 양봉농가는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양봉업계는 재해 지정, 농업경영회생자금지원, 농가경영안정자금 무이자 무보증 지원, 양봉사료(설탕)무상 지원, 전업농가 육성대책 등을 관련 당국에 대책과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조사 통계에 따르면 벌무리(봉군)당 아까시벌꿀 생산량은 2019년 43.85kg에서 각종 악재가 겹쳐 초유의 대흉작이 기록된 2020년 9.06kg, 올해는 11.57kg으로 지난해보다 벌무리 당 2kg 정도 늘었지만, 풍작이었던 2019년에 비해 7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꿀 수분함량은 지난해 25.7%에서 올해는 25.1%로 다소 낮아졌다.
또한 올해 아까시나무 개화기간은 지난해 9일에서 올해는 12.4일로 다소 늘었다. 송이당 꽃수는 2019년 24개에서 20년 25.6개, 올해는 27.3개로 파악됐다. 올해 아까시나무꽃 상태는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으로 살펴보면 남부권(경남 함안· 전남 함평)은 꽃 개화기간 13일 중, 채밀 기간에 저온현상과 비와 강풍이 2일간 불어 아까시꽃꿀 분비와 꿀벌 활동 감소로 1차 채밀을 포기하는 농가가 상당수였다. 이때 내린 강우량은 36.2mm였다. 경북 안동은 꽃 개화기간(16일) 동안, 9일간 연일 비가 내렸으며, 이때 내린 강우량은 102.9mm였다. 이어 세종시는 꽃 개화(11일)기간 꽃꿀 유밀이 안돼 채밀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때 내린 강우량은 24.8mm로 나타났다.
또한 중부권 경기 이천의 경우 기온은 평이했으나, 꽃 개화(12일)기간에 9일 동안 잦은 강우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했다. 이 지역에 내린 강우량은 75.1mm였다. 아울러 이동 양봉농가 최대 집결지인 북부권(강원 철원)은 꽃 개화기간 12일 중, 지형적인 영향으로 9일 동안 비가 내려 생산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더군다나 이상기후로 년 중 벌꿀을 채집할 수 있는 기간도 점점 짧아지면서, 농가의 부담 또한 가중되고 있다. 특히 아까시나무는 국내 천연꿀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의 매우 중요한 꿀샘식물로 양봉농가의 소득원과 직결하는 밀접한 관계가 있으나, 최근 아까시나무 대부분이 이미 노령화되고 점차 쇠퇴하면서 분포면적이 감소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양봉농협은 조합원 중 전업(이동)농가 27곳을 중심으로 자체 조사 결과 올해 아까시벌꿀 생산량은 2019년 대비 25.9%, 평년 대비 45%인 1만3천여 톤이 생산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지역적인 편차가 더더욱 심한 한해였다. 경북 울진·영덕 등 동해안지역의 경우 유밀이 전혀 안 돼, 고정양봉 농가들은 자포자기한 상태”라며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잡화꿀과 밤꿀마저 유밀이 안 되고, 또한 피나무꿀도 해걸이로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피해의 심각성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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