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용병아리 부족현상이 극에 달하며 그에 따른 폐해도 심화되고 있다. ‘삐약소리만 내면 무조건 입식’이라는 표현이 나돌정도로 병아리 품질에 관계없이 입식이 이뤄지고 있으나 그나마 돈을 주고도 못구하는 실정이라는게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더구나 계절적인 사육 악조건하에서 불량병아리 입식과 극심한 생산성저하가 악순환되고 있는 상황에 계열화 업체나 종계부화장, 육계농가 등 각 부문간 갈등과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 종계장 질병 만연 최근의 현상은 질병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계열화업체 직영이나 위탁은 물론 일반 종계장에 이르기까지 “정상적인 곳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질병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현상이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열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질병 등으로 인한 생산성 피해가 적어도 20%는 될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저병원성 AI를 비롯해 가금티푸스와 ND, IB 등 많은 질병들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종계장들이 처한 현실을 짐작케 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올겨울 추위와 함께 장기간 병아리 가격이 고가에 형성되면서 노계도태를 계속 지연시키거나 문제가 되는 계군은 환우를 통해 다시 생산에 가담시키는 추세가 확산된 것이 질병 피해를 더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불신만 가중 육계계열화업체인 A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당초계획량의 80%밖에 입식이 되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생산성 저하로 인해 실제 육계출하량은 그 수준을 훨씬 밑돌고 있다”며 “출하부족분 만큼 외부구입이 이뤄져야 하지만 상하한선제나 고정가격납품계약에 의해 kg당 2천원에 구입한 닭을 훨씬 낮은 가격에 넘겨야 하는 다중고를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높은 육계시세와 병아리 가격에도 불구 육계업계 전반에 걸쳐 실속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중량 30g 병아리까지 입식되는 상황이다 보니 병아리 품질을 놓고 계열화업체와 육계농가, 종계, 부화업체간 갈등과 마찰은 물론 납품량 부족에 대한 고의성 여부를 둘러싼 의혹도 제기되는 등 업계분열의 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 대책부재 이같은 추세에 대해 일부에서는 앞으로 병아리 생산에 가장 큰 역할을 미칠 지난해 3/4분기 종계입식량이 증가추세를 보인데다 겨울철을 벗어나며 생산성도 회복, 병아리 부족현상도 곧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현재의 계군 상태를 감안할 때 정상적인 생산성을 회복하는데는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한만큼 4월은 돼야 어느정도 병아리부족 현상의 해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데 업계가 고심하고 있다. “병아리수입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원종계쿼터제’ 라는 업계 자율적인 제약은 차치하고라도 경제성이 결여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업계관계자들은 단기대책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도 종계장 질병만연이 최근현상의 주요배경이라는데 우려를 감추지 못하며 특단의 종계장 질병 방역대책 수립과 전개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업계가 혼란에 빠져있는 상황에도 불구 방역당국은 물론 ‘종계관련협의회’ 등에 의한 업계 자구적인 공동의 대응노력부재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