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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농민경제는 바닥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인 6천8백93억7천만원이라는 흑자결산을 자랑했다. 이는 2003년 3천2백9억1천5백만원에 비해 무려 214.8%의 성장을 보인 것이다. 농협중앙회 임직원 입장에서는 저금리 무한경쟁의 금융시장에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농민의 자조조직인 협동조합의 중앙회가 ‘돈 잔치’에 흠뻑 젖어 있는 동안 주인인 농민경제는 바닥을 치닫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농민경제는 DDA, FTA등이 아니더라도 이미 오래 전부터 파탄의 조짐을 보여왔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농민경제는 힘겹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2001년의 부채경감대책에 따라 내년에 도래하는 원금 일시상환 기일이 돌아오지만 당장 상환능력이 있는 농민은 한 마을에서 손에 꼽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런 마당에 농민 실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농협중앙회는 민족은행 간판으로 사상 유래 없는 대규모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농촌현장에서는 중앙회 임직원 연봉, 성과급이 얼마라는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는 농협에 대해 불신의 눈총을 보내고 있다.
적어도 농협중앙회 내에서는 ‘農者 天下之大本’이라는 정신이 실종된 것 아니냐는 농민들의 지적이다. 협동조합의 주인이 바뀐 지 오래됐다는 경북지역의 한 농민의 목소리에는 울분만 가득했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면서 조합에 출자배당 5%, 이용고배당 2%씩 모두 6백37억원을 배당했다. 중앙회는 지난 연말 협동조합에 대한 농민들의 참여를 명분으로 예금금리 이하의 출자배당을 하라고 일선조합에 지도했다. 조합들은 따라서 흑자규모가 커도 전년만큼 출자배당을 못하고 대부분 이용고배당에 상당량 할애하면서 일부조합의 경우 30%가 넘는 배당을 통해 농민들에게 이익을 환원했다. 최대 규모의 흑자를 낸 중앙회의 배당 방식과 비교되는 것이 사실이다.
부채상환을 고민하고, 농협개혁을 촉구하는 농민조합원 앞에서 준비된 논리만으로 대응하면서 ‘앞으로 제대로 일 해보겠다’는 답변 한번 제대로 못하는, 말만 그럴듯한 열린토론회 수십번 여는 것만으로 파탄난 농민경제를 회생시켜 보겠다는 것인지 걱정부터 앞선다.
신정훈 jhshin@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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